원 구성 과정 갈등이 시발점…기자회견‧고소 등 충돌  
“명예훼손 소 취하 해라” VS “상임위원회 참석 먼저” 
업무추진비 규칙안 상정도 못해…위원 교체 가능성도

사천시의회 전경.
사천시의회 전경.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사천시의회 운영위원회 파행 책임을 두고 시의원 간 ‘네 탓’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의회 운영과 임시회 소집과 부의 안건 등을 다루는 상임위원회인 의회운영위원회는 후반기 원 구성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으로 석 달 넘게 단 한 차례도 열리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의회운영위 소관 조례안과 의회 내부 규칙안 등을 본회의에 상정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삼수 사천시의회 의장은 19일 오전 11시 제247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고, 의회 운영위원회를 제외한 상임위 통과 안건을 처리했다. 이번 회기 동안 관심을 끌었던 ‘사천시의회 업무추진비 사용 규칙안’은 상임위원회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본회의에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이 규칙안은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공개와 정보공개 범위에 관한 사항, 부당사용자 제재 등의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이 규칙안을 대표 발의했던 김여경(국민의힘) 의원은 신상발언을 신청해, 의회 운영위원회 파행의 책임을 박종권(더불어민주당) 의회운영위원장에게 돌렸다. 김여경 의원은 “원 구성 과정서 불거진 갈등으로 박종권 위원장이 저희들을 고발한 상태인데 어찌 상임위에 참석할 수 있겠느냐”며 “결국 시민들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업무추진비 사용 규칙안이 통과되지 않았다. 의회 내 잡음을 해소시킬 수 있는 대책을 의회 운영위원장이 내놔라”고 요구했다. 

이삼수 의장은 “상임위에서 검토되지 않은 조례안과 규칙안 등을 본회의에 의장 직권으로 상정할 수 없다”며 “다음 임시회 첫날(11월 2일)까지 의회 운영위가 소집되지 않을 시 소속 위원 교체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고, 임시회 산회를 선포했다.

김여경, 김경숙(국민의힘), 김영애(무소속) 의원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의장의 임시회 산회 선포에 거칠게 항의했다. 의원간 고성이 오가는 상황은 본회의장 밖에서 이어졌다. 결국 시의회 사무국 직원들이 의원들을 만류하면서 소동은 일단락됐다. 

박종권 의회운영위원장은 “그동안 수차례 의회 사무국과 의장단이 중재 노력을 했다. 수차례 의회 운영위를 소집에 응할 것을 요청했으나 그분들이 참석하지 않았다”며 “의회 업무추진비 사용 규칙안도 김여경 의원이 발의해 놓고, 정작 본인이 오지 않았다. 서로 앙금을 털고 가자고 해놓고 다시 또 비난을 쏟아내니, 일일이 상대할 수 없다. 의원간 고소 건은 의원끼리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김경숙, 김여경, 전재석, 김영애 시의원 등 4명은 지난 7월 22일께 시의회 2층 연석회의실에서 “현대판 매관매직과 다름 아닌 야합과 술수로 차지한 정당성이 없는 의회 운영위원장, 행정관광위원장, 건설항공위원장은 사천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즉각 위원장직에서 사퇴하라”고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 당시 박종권 의회운영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 4명은 “현대판 매관매직 표현은 명예훼손”이라며 기자회견을 한 의원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고소를 당한 의원 4명 중 3명(김경숙, 김여경, 김영애)이 의회운영위 소속이어서 의회운영위 파행이 계속돼 왔다. 이들은 서로 “파행의 책임이 상대방에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갈등 상황 속에서 최근 시의회 상임위별 사천시 주요사업 현장 방문은 일부 위원들이 불참하며서 반쪽 행사로 진행됐다. 

지난 13일 시의회 사무국 주재로 쌍방 화해의 자리를 만들었으나, 12명이 참석한 식사자리에서 다시 충돌을 빚었다. 한 진영에서는 고소 취하를, 다른 진영에서는 의회 운영위 소집에 먼저 응할 것을 촉구하며 대치를 하고 있다. 

이삼수 의장은 “언제까지고 의회운영위 파행을 두고 볼 순 없다”며 “?운영위는 집행기관을 견제하진 않지만 의회 내부 운영을 다루는 상임위다. 위원을 교체해서라도 정상화 절차를 밟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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