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당근 유치원'

「당근 유치원」 안녕달 글, 그림 / 창비 / 2020
「당근 유치원」 안녕달 글, 그림 / 창비 / 2020

새로운 유치원에 등교하게 된 아이. 친구도, 선생님도, 유치원도 모두 새롭고 낯설다. 게다가 선생님은 목소리만 크고 힘만 세다. 그래서 ‘나’는 유치원에 가기 싫다.

다음날이 되어도 유치원은 가기 싫다.

그런데 어느 날, 선생님이 내가 만든 코끼리를 보고 멋있다고 칭찬해 주고 친구랑 다툼이 있을 때 내 편을 들어준다. 그뿐만 아니라 선생님은 아이들 몰래 당근 사탕도 주었다. 우리 선생님은 목소리고 크고, 힘도 세고, 예쁘다.

주말이 되어 유치원에 가지 않고 집에 있을 때, 벌써부터 유치원에 갈 수 있는 월요일이 기다려진다. 드디어 유치원에 가는 월요일이 되었다. 

유치원에 가는 날 아침은 분주하다. 선생님에게 잘 보일 예쁜 옷도 찾아야 하고, 유치원에 늦지 않게 도착해야 한다.  

그리고 ‘나’는 결심한다. 우리 선생님과 결혼하기로. 이젠 집에 가는 것이 싫다. 선생님과 그림도 그리고, 밥도 먹고, 숫자 쓴 것도 보여주고, 구르기도 보여주고, 철봉에 손이 닿는 것도 보여줘야 한다. 

선생님이랑 결혼해서 매일매일 같이 놀고 싶다고 엄마, 아빠에게 말했다. 그러자 엄마, 아빠는 밥 많이 먹고 곰 선생님만큼 크면 결혼하라고 한다. 

아이나 어른이나 새로운 곳에서는 누구나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새 학교, 새 직장 등등 새로운 곳엔 설렘과 기대도 있지만 낯섦과 두려움도 있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새 유치원의 낯섦과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 그것은 아마도 아이에게 적응할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이다.

『당근 유치원』에 새로 다니게 된 아이는 처음엔 목소리도 크고, 힘도 센 선생님이 낯설고 친구도 없어 유치원에 가기 싫어한다. 하지만 목소리도 크고 힘도 센 선생님과 조금씩 친해지고 마음을 나누면서 선생님을 좋아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는 이미 유치원에 적응하고, 선생님 또한 아이들이 주는 즐거움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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