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우리말 쓰기] ‘알려라, 더 넓게 더 쉽게’

<알려라, 더 넓게 더 쉽게> 이 글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사)국어문화원연합회의 지원으로, 경상대학교국어문화원‧사천시‧뉴스사천이 함께 싣습니다. 사천시가 발표하는 공고‧고시문을 경상대 국어문화원이 쉬운 우리말로 다듬은 뒤 뉴스사천이 기사로 소개하는 것입니다. 어렵고 딱딱하고 어법에 맞지 않는 말을 쉬운 우리말로 고쳐 쓰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편집자-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글을 읽을 때면 충분히 능동 표현으로 나타낼 수 있는 문장도 접미사 ‘-되다’ 등을 이용해 피동 표현으로 쓰는 경우를 자주 만난다. 사천시에서 나오는 공고문에서도 마찬가지다.

피동 표현은 행위의 주체를 감춰 주는 표현이다. 그러므로 행위의 대상을 더 부각해 주거나 행위에 대한 책임을 흐리게 하는 효과를 지닌다. 그러니 공고문을 포함한 공문서에는 행위의 주체를 명확하게 밝히는 뜻에서 가능한 능동 표현을 쓰는 것이 좋다.

특히 공고문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글을 읽는 국민이나 시민의 눈으로 써야 한다. 즉, 글을 읽는 사람이 주체가 되는 능동 표현을 쓰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번 초양도 아쿠아리움의 이름을 찾는 공고문에서 ‘9. 응모시 유의 사항’의 ‘제출된 자료’라는 표현을 보자. 행위의 주체는 공고문을 읽는 국민이므로 읽는 사람 쪽의 능동 표현을 사용해 ‘제출한 자료’로 쓰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바’ 항에 쓰인 ‘수상작은 관련 사업의 BI, 리플릿, 포스터 등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에서도 피동 표현이 쓰이고 있다. 이때 행위의 주체는 공모 주최 측이다. 그리고 주최를 생략해도 뜻 전달이 가능하므로 ‘수상작은 관련 사업의 상표 이미지, 광고물 등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정도로 쓰면 좋을 것이다.

공고문의 제목도 아쉬움이 남는다. ‘가칭’이란 말은 ‘임시 이름’이라는 더 쉬운 말로 바꿀 수 있다. 여기선 ‘초양도 아쿠아리움’을 ‘초양도에 있는 아쿠아리움’으로 이해할 수 있으므로 굳이 이 표현을 쓸 필요조차 없어 보인다. ‘명칭’도 ‘이름’으로 쓰면 더 쉽다. 그래서 제목을 ‘초양도 아쿠아리움의 이름과 부제 공모’로 바꿔 보았다.

앞서, 문장을 너무 길게 쓰기보다 짧게 끊어 쓰기를 권한 적 있다. 그런데 여기서도 매우 긴 문장이 등장했다. 글이 무척 긴 만큼 고친 글만 옮기면 이렇다.

“사천시는 ‘사천 바다 케이블카’를 개통한 지 3주년이 되는 2021년 4월에 사천시 ‘초양도 아쿠아리움’을 개장할 예정입니다. 초양도 아쿠아리움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중심에서 해양 관광 도시의 전망과 철학을 공유하고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교육·체험·문화 복합 공간으로 조성됩니다. 이에 사천시 초양도 아쿠아리움의 상징성과 차별성을 북돋우고 홍보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초양도 아쿠아리움의 새로운 이름과 부제를 공모하오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아쿠아리움의 개장예정을 알리고, 아쿠아리움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면서, 이름 공모 사업까지 알리고 있다. 한 문장으로 처리하기엔 벅찬 내용이다.

이밖에 ‘고취하다’는 ‘북돋우다’로, ‘비전’은 ‘전망’으로, ‘홈페이지’는 ‘누리집’으로 순화한다. ‘응모자격’에서 ‘연령‧성별‧지역 제한 없음’은 곧 ‘모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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