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여성회, 권김현영 교수 초청 특강 가져
보이지 않는 차별 ‘혐오문화’…성폭력 원인
“‘미투’ 할 수 있는 용기와 연대의 힘 필요” 

사천여성회가 문화공간 ‘담다’에서 ‘성평등한 사회를 위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란 주제로 권김현영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초청 특강을 열었다.
사천여성회가 문화공간 ‘담다’에서 ‘성평등한 사회를 위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란 주제로 권김현영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초청 특강을 열었다.

[뉴스사천=윤경신 시민기자] 사천여성회(대표 여명순)가 지난 7월 27일 사천읍 문화공간 ‘담다’에서 ‘성평등한 사회를 위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란 주제로 권김현영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초청 특강을 열었다. 이번 특강은 성평등 강사단 양성사업의 일환으로 시민과 더 가까이 소통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날 강사로 나선 권김현영 교수는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재단 등에서 일했으며, 여러 대학에서 여성학을 가르쳤다. 현재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집행위원 겸 한국예술종합학교 객원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권김현영 교수는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성폭력은 성차별의 기반이 되고 있는 여성혐오에서부터 시작된다”며 “대한민국에서 성폭력관련 법은 어느 나라 못지않게 정책화됐다. 보이는 차별은 없어졌지만, 보이지 않는 차별, ‘혐오문화’는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김현영 교수는 현재의 혐오문화와 성차별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역사적 맥락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권김현영 교수는 “60~70년대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교육을 받고 사회에 진출하면서 남성들은 ‘여성 때문에 기를 못 펴고 산다’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80~90년대에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등 문학작품을 통해 소수지만, 여성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90년대 말 IMF시대를 고개 숙인 가장의 위기라고 일컫고 있지만 실상은 여성의 위기였다”고 풀이했다. 

이어 “IMF 이후 정리해고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으며 이후 더 이상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한 가정에서 경제활동의 책임은 남성으로 집중됐다. 여성은 동일한 교육을 받았음에도 동일한 노동도 동일한 임금도 기대할 수 없는 불안감이 커졌다. 그러한 불안감은 더더욱 남성에게 의존하게 되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권김현영 교수는 “이런 상황을 잘 정리한 영화가 2019년에 개봉한 <82년생 김지영>”이라며 “한 집안에서 나름 귀한 딸로 자란 김지영은 30대가 넘어 임신출산육아를 하면서 경력단절이 되었고, 남편이 벌어온 돈으로 애 키우며, 유세 떠는 ‘맘충’이라는 사회적 질타를 받아야했다”고 덧붙였다. 

권김현영 교수는 사회규범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여성들의 보편적인 삶과 현실을 되짚으며, 성차별이 현재도 계속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전히 차별은 존재하고 있으며 혐오문화는 확산되고 있다”며 “이러한 사회에서 안전을 기대할 수 없는 약자는 반드시 있다. 모두 다는 아니겠지만 여성과 아이가 대부분이라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권김현영 교수는 “안전한 사회로 가기위해서는 혐오문화가 없어져야하고 차별이 줄여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투를 할 수 있는 용기와 ‘위드유’(with you)라는 연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2018년부터 시작된 미투와 위드유를 통해 연대의 힘을 보이고 있고 점점 다양성이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어가는 현장 속에 우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성평등과 관련한 작은 운동이라도 참여해 보기를 권유했다. 
이날 강연이 끝난 후 일상 속 차별 문제와 페미니즘 등에 대한 질의와 응답이 이어졌다. 강연에는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 40여 명이 함께 했다. 사천여성회에서는 찾아가는 성평등 교실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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