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어린 완벽주의자들'

「어린 완벽주의자들」 장형주 지음 / 지식프레임 / 2018.
「어린 완벽주의자들」 장형주 지음 / 지식프레임 / 2018.

5년간 1000건이 넘는 의대생 심리 상담을 진행한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많은 청년들이 불행을 느끼고 있음을 발견한다. 자신이 선망하던 대학의 학생으로서 원하던 미래에 성큼 다가섰는데 왜 행복하지 못할까?

저자는 그 이유를 ‘나쁜 완벽주의’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어떤 완벽주의자들은 세상의 문명을 창조하지만, 또 다른 많은 완벽주의자들은 불행을 느끼고 실패로 좌절한다. 이들을 가르는 요인은 완벽주의가 작동한 방식과 정도에 있다. 좋은 완벽주의는 합리적인 기준을 추구하고 자기만족감을 중시하며, 열정이 필요한 몇몇 장면에만 등장한다. 반면 나쁜 완벽주의는 타인을 실망시킬까 두려운 마음과 지나치게 높은 기준이 매 순간에 관여해 삶을 왜곡한다. 그래서 나쁜 완벽주의를 신경증적 혹은 부적응적 완벽주의라고도 한다.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혼자 해결하려는 노력과 우유부단함, 이 두 성격의 뿌리가 모두 완벽주의라고 하면 고개를 갸웃할 것이다. 완벽주의가 일상에서 이처럼 교묘한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각자가 이것에 얼마만큼 사로잡혀 있는지를 알아차리기란 쉽지 않다. 책은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독자들이 스스로 진단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나쁜 완벽주의가 불행을 낳는 메커니즘을 밝히고, 해소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극복할 용기를 북돋운다.

의과대학생뿐 아니라 현대의 모든 청년들이 출발선부터 무한 경쟁하고 있다. 생존을 위해 완전무결에 가까워야 한다는 강박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그들에게 기성세대의 칭찬과 가르침이 과연 힘이 되기만 할까. 어른들의 애정 어린 독려가 그 방법과 초점에 따라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누구나 노력이 불안과 좌절로 끝맺기를 바라지 않는다. 애쓰는 이들에게 힘이 되는 말 한마디를 건네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적어도 문제가 될 말 몇 마디는 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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