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지역문제해결플랫폼 ‘이야기 모임’ 운영
3명 이상 모여 토론·의제 제안…모임비 지원
생활 속 의제 발굴 효과…검토 거쳐 정책 제안

[뉴스사천=변태만 시민기자] 평범한 시민이 친구, 가족, 이웃과 나눈 생활 속 소소한 이야기가 지자체의 정책이 되고, 지역사회 의제가 될 수 있을까. 정답은 ‘가능하다’이다.

경남도는 지역문제를 주민 스스로 발굴하고 해결하는 ‘지역문제해결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도는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이야기모임’을 500개 운영할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도내 곳곳에서 지역의 이야기를 의제로 만들어 제안하는 ‘이야기 모임’이 꾸려지고 있는 가운데, 사천에서도 그 움직임이 시작됐다. 마을 입구 조명, 도로 위 안내표지판 개선, 어르신 놀이공간·학습공간 확보 등 다양한 주제로 모임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사천읍 식당에서 식사 후 이야기 모임 중인 어르신들을 만났다. 이 어르신들은 ‘어르신 놀이공간’ 필요성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을 하고 있었다. 

한 어르신은 “우리사회에선 우리 같은 사람들이 놀거나 쉴 수 있는 공간, 그리고 취미 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다른 어르신은 “경로당이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사용빈도도 적고 다양한 놀이나 취미 생활에 대한 욕구도 있는데 아무도 물어봐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른 한 명은 각자 이야기한 내용을 메모해 회의록을 만들었다. 

이날 모임을 주도한 박옥자(68)씨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정책에 반영될지는 모르지만, 지자체가 이렇게 이야기를 귀 기울여 준다는 것이 너무 좋다”며 “진행비 5만 원으로 함께 식사하고, 차도 마셨다”고 말했다. 

다른 예로, 정동면 한 가정에서는 아버지가 아이들과 나눈 이야기를 회의록으로 만들어 전달했다. 이야기 모임을 진행한 아버지는 아이들이 정책 아이디어를 내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랐단다. 아파트 입구 조명 개선 필요성을 아이가 조리 있게 설명하고, 개선점을 제안했던 것. 

이런 모임들이 사천시 지역사회 내에서도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지역 내 이야기 모임 참가자들은 ‘자신의 생각을 누군가 들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입을 모았다.

그렇다면, 이야기 모임은 어떤 식으로 운영될까. 이야기 모임은 3명 이상 모여 지역의 바꾸고 싶은 것들이나 자신들의 이야기를 정리해 회의록을 전달하면, 모임비 5만 원를 지급하는 프로그램이다. 지역문제해결플랫폼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라고 판단이 되면 사업화 과정을 거치고, 정책으로 추진된다.

지역문제해결플랫폼경남 심인경 사무국장은 “지역사회 내 단순한 이야기도 접근하는 방식과 시각에 따라 지역을 크게 변화 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며 “이웃과 차 한 잔이나 식사 한번으로도 공동체가 같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수많은 이야기를 수집하고 정리하면, 우리 지역의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로 탈바꿈할 수 있다”며 “그것이 정책으로 연결된다면 좋은 정책이 될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삼삼오오 모여 서로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경남 도민 누구나 경상남도 대표홈페이지 경남1번가(055-286-1090)에서 신청 가능하며, ‘이야기모임’에 선정될 경우 진행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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