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중 관통 도시계획도로’ 갈등 수면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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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중 관통 도시계획도로’ 갈등 수면 위로
  • 고해린 기자
  • 승인 2020.07.0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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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중 학부모 “학생들 학습·건강·안전 침해 심각”
사천중·사천여중·자영고 “도로 개설 반대” 한목소리
사천시 “오래전 계획한 도로···주민 불편 해소 목적”
사천중과 경남자영고 사이로 계획된 도시계획도로를 놓고 각 기관과 학교,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파란색은 93년 당초 계획된 도시계획도로, 노란색은 2019년 5월 변경된 도로.(사진=사천시)
사천중과 경남자영고 사이로 계획된 도시계획도로를 놓고 각 기관과 학교,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파란색은 93년 당초 계획된 도시계획도로, 노란색은 2019년 5월 변경된 도로.(사진=사천시)

[뉴스사천=고해린 기자] 사천시가 사천중학교를 관통하는 도시계획도로를 추진하자, 해당 학교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학생들의 학습권과 안전 문제를 지적했다.

문제의 도로는 1993년에 계획된 도시계획도로다. 사천중학교와 경남자영고등학교 사이로 계획된 이 도로는 당초 경남자영고 부지와 조금 더 가까웠으나, 2019년 5월에 사천중학교 부지와 좀 더 가까운 쪽으로 선형이 변경됐다. 이 도로는 총사업비 15억 원에 길이 290m, 너비 10~12m로 설계됐다.

사천시는 도시계획도로 선형을 변경한 이유에 대해 기존 도로는 지대가 높아 임야를 깎는 양이 많고, 구조물을 높게 설치하게 되면 위험이 크고 예산이 많이 들어 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도로는 수년 전부터 인근 세 학교와 주민들 사이의 첨예한 이해관계에 놓여있었다. 인근의 세 학교는 사천중학교, 사천여자중학교, 경남자영고등학교다. 

사천중 뒤편 사천여중으로 진입하는 2차선 도로. (사진=뉴스사천)
사천중 뒤편 사천여중으로 진입하는 2차선 도로. (사진=뉴스사천)

사천여자중학교는 2017년 6월, 선형변경 이전에 당초 계획된 도시계획도로를 조기 개설해 달라고 요구했다. 사천여중이 도시계획도로 조기 개설을 요구한 이유는 등‧하굣길에 학교로 진입하는 2차선 도로에서 발생하는 교통 민원 때문이었다. 하지만 2019년 5월 도로 선형이 변경되며 사천여중은 도시계획도로 반대로 입장을 바꿨다. 

사천여중 신학균 교장은 “사천여중은 당초 계획된 도로의 조기개설을 요구한 것이지, 지금 사천중학교 쪽으로 변경된 도로를 내는 것은 우리학교 측에서도 반대”라며 “변경된 도로는 병목현상만 가중시킬 뿐 사천여중의 등하굣길 교통 민원 해소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나아가 신 교장은 지금이라도 기존의 사천여중 등하굣길이 넓혀지길 기대했다. 2차선 도로를 3차선 또는 그 이상으로 넓히는 방안이다. 이럴 경우 사천여중에 진입하는 차량 외에 인근 주민들도 교통 불편이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천시는 사천중을 관통하는 도로 개설 외에 다른 방법은 검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천시 양재규 도시개발팀장은 “도로를 개설하는 방향 말고, 기존 도로에서 민원을 해결하는 방법은 검토 중인 것이 없다”며 “사천여중이 주장한 2차선을 4차선으로 확장하는 것은 무리이고, 공영주차장 건설 등 다른 방안으로 등하굣길 교통 혼잡이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도시계획도로가 예정된 길, 이곳은 현재 사천중 학생들의 동편 통학로와 주차장, 학교 숲 쉼터 등으로 쓰이고 있다.
도시계획도로가 예정된 길, 이곳은 현재 사천중 학생들의 동편 통학로와 주차장, 학교 숲 쉼터 등으로 쓰이고 있다.

특히 가장 크게 반발하고 있는 사천중의 경우 도로 선형이 변경되며, 현재 사천중 학생들의 동편 통학로와 주차장, 학교 숲 쉼터 등으로 쓰이고 있는 곳이 도로가 될 상황에 놓였다. 도로가 개설되면 사천중은 3면이 도로로 둘러싸인 데에서 나아가 사방이 도로로 둘러싸인 ‘도로 속 섬’이 되는 셈이다. 

이에 사천중은 6월 24일 학교운영위원회 도로 개설반대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6월 30일 학부모 총회를 열었다.

사천중 이현정 학부모 회장은 이날 “우리아이들이 매일 등교하는 동편 길과 주차장, 야외수업과 쉼터로 이용되는 학교 숲을 가로질러 길이 난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차량소음, 배기가스, 미세먼지 등 우리 아이들의 건강권과 학습권, 안전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도시계획도로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사천중 박근생 교장은 “사천중은 예전부터 꾸준하게 도로가 개설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었고, 반드시 저 도로가 개설되지 않도록 다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6월 30일 열린 사천중학교 관통 도시계획도로 개설 반대 학부모 총회 모습.
6월 30일 열린 사천중학교 관통 도시계획도로 개설 반대 학부모 총회 모습.

사천중, 사천여중, 경남자영고 세 학교장은 6월 25일 도로 개설 반대 공동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후 사천시와 사천교육청, 각 학교 교장들과 선인리 주민들은 7월 2일 협의회를 갖고, 도시계획도로와 관련해 논의했다.

협의회에서 선인리 주민들은 등‧하교시간 사천여중으로 진입하는 차량들이 빚어내는 도로 교통 혼잡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도시계획도로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인리 주민들은 “개설하는 도로는 사천중 주변 주민들이 이용하기 위한 도로가 아니라 사천여중 학부모들이 사용하는 교통량 분산 우회도로”라며 “사천중 뒤편 도로의 교통량을 분산해 지역주민과 사천여중 학부모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선 도시계획도로가 반드시 설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법곤 사천교육장은 “당장 답을 드리기엔 학교마다 입장이 있고, 지역민들과도 얽혀있어 저희로서도 난제”라며 “아이들의 학습권, 안전 문제를 고려해 충분한 숙의과정을 거쳐 해결해 나갈 수밖에 없고, 합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교육청에서 부지를 내어 줄 순 없다”고 말했다.

사천시 정종욱 도시과장은 “현재의 노선으로 사업을 추진하되 갈등이나 민원이 있는 부분은 해결해 가면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사업비 15억 원 중 올해 2억 원만 우선 확보한 상태고, 도로 완성까지는 시일이 있으니 협의를 해가며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천중과 인접한 도시계획도로를 놓고 각 기관과 학교,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갈리며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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