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여성회, 숲해설사와 함께 수양공원 탐방
나무와 숲에 얽힌 이야기 들으며, 힐링 체험

600년 된 보호수인 느티나무 앞에서 찍은 엄마학교 참가자 단체사진.(사진=윤경신)
600년 된 보호수인 느티나무 앞에서 찍은 엄마학교 참가자 단체사진.(사진=윤경신)

우리 사천의 숲에는 어떤 나무가 있을까. 숲과 나무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사천여성회가 6월 16일 오전 숲해설가로 널리 알려진 최세현 지리산생명연대 대표와 함께 사천읍성 수양공원 탐방 행사를 가졌다. 엄마학교 참가자들은 수양공원 일대를 함께 걸으며 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초여름의 숲 정취를 즐겼다. 

사천읍성을 따라 조성된 수양공원은 느티나무와 소나무 등이 혼합림을 이루고 있으며, 사천 8경 중 하나인 팔각정 ‘침오정’이 있다. 연못에 사는 잉어 등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시민들의 산책 장소 중 하나다. 

이날 최세현 대표는 여름철 더위를 식혀주는 숲은 흔히 알고 있는 바람과 그늘의 영향뿐 아니라 나무의 증산작용으로 주변의 열을 빼앗고 수분을 내뿜는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우리는 더 시원함을 느낀다는 것. 그는 단순하지만 우리가 잊고 있던 것을 상기시켰다. 

최 대표는 수양공원에서 만난 600년 된 보호수 느티나무를 보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벚나무처럼 꽃이 고와 인기가 많은 나무가 있는 반면, 화려함은 없지만 오래 가는 나무가 있습니다. 느티나무는 다른 나무들보다 잎을 늦게 틔워내서 생긴 이름이지요. 느티나무는 화려함을 부러워하지 않고 꿋꿋하게 성장해 큰 그늘을 품습니다. 이 600년 된 느티나무처럼요.”

최세현 숲 해설가의 설명을 들은 참가자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현장에서 여러 나무의 이름을 알게 된 것도 엄마들에겐 큰 소득이었다. 그냥 나무에서 참나무, 느티나무, 벚나무, 소나무 등 하나하나가 의미가 생겼다. 이날 참가자들은 서로의 이름을 불러보면서 이름이 가진 의미를 떠올려 보는 시간도 가졌다. 

사천여성회가 숲해설가와 함께 하는 수양공원 탐방행사를 가졌다. (사진=윤경신)
사천여성회가 숲해설가와 함께 하는 수양공원 탐방행사를 가졌다. (사진=윤경신)

최 대표는 수양공원 탐방 중에 만난 ‘결혼목’을 가리키며 연리목과 차이를 설명했다. 

“같은 종의 나무 두 그루가 한 그루처럼 붙어 있는 것이 연리목이고요. 다른 종의 나무가 한데 붙어 있는 것을 결혼목이라고 부릅니다.”

참가자들은 설명을 듣고서야 왜 ‘결혼목’인줄 알 것 같다는 표정을 지었다. 한 참가자는 “서로 달라서 좋았겠지요. 연인들이 따닥따닥 붙어 다니다 결혼한 것처럼 결혼목도 그런 것 아닐까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다른 엄마학교 참가자들도 공감했다. 

함께 걸으며 숲과 나무가 가진 소중함을 알아가던 중 너른 평상을 만났다. 최 대표는 참가자들에게 평상에 잠시 누워 숲 사이로 보이는 하늘을 보라고 권했다. 그리고 정희성 시인의 ‘그리운 나무’라는 시의 한 대목을 들려줬다. 

“사람은 지가 보고 싶은 사람 있으면 / 그사람 가까이 가서 서성대기라도 하지 / 나무는 그리워하는 나무에게로 갈 수 없어 / 애틋한 그 마음을 가지로 뻗어 멀리서 / 사모하는 나무를 가르키는기라.(후략)”

평상에 누워 시를 감상한 엄마들의 표정은 한결 밝아졌다. 필자도 그날 떠올린 시 구절에 연락하고 싶거나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떠올렸다. 종종 숲을 걸으며 우리 주변의 풀과 나무, 꽃들이 가진 의미를 하나하나 되새겨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참가자들은 코로나19의 답답함을 잊고, 모처럼 힐링했다. 처음 들어설 때 어두웠던 숲이 햇볕이 들면서 점점 밝아졌다. 엄마들은 2시간 여의 탐방을 마치고 각자의 자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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