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 옥구슬’ 맘에 들어···오래오래 사랑받는 가수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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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포 옥구슬’ 맘에 들어···오래오래 사랑받는 가수될래요”
  • 고해린 기자
  • 승인 2020.06.16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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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천 출신 신인가수 김성범
삼천포항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김성범 씨. 그는 불리고픈 애칭으로 ‘삼천포 옥구슬’을 꼽았다.
삼천포항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김성범 씨. 그는 불리고픈 애칭으로 ‘삼천포 옥구슬’을 꼽았다.

[뉴스사천=고해린 기자] “어머머, 쟈 그 김성범 아니가? 그 아침마당? 어머 방송으로 봤어요!”

6월 11일 삼천포 시장 근처의 한 카페. 카페 안은 깜짝 만남으로 이뤄진 미니 팬미팅이 한창이었다. 상기된 표정의 누님 팬들 사이에서 함께 포즈를 취하며 넉살 좋게 웃고 있는 청년이 보였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노래할 테니 많이 응원해 주세요!”

카페를 나서는 팬들에게 끝까지 깍듯한 인사를 건네는 그. 최근 KBS1 아침마당 ‘도전! 꿈의 무대’에 출연해 4주 동안 활약한 가수 김성범(31)이다.   

김성범 씨는 '판타스틱 듀오' 이선희 편에서 '삼천포 옥구슬'이라는 별명으로 출연했다.(사진=김성범)
김성범 씨는 '판타스틱 듀오' 이선희 편에서 '삼천포 옥구슬'이라는 별명으로 출연했다.(사진=김성범)

김성범이라는 이름이 낯설 수 있겠다. 하지만 잠깐 거리를 걷는 와중에도 여기저기서 그를 알아보는 이들이 말을 걸어올 만큼, 이미 이 동네에서는 어느 정도 유명 인사다. 그는 ‘아침마당’을 비롯해 ‘슈퍼스타K2’, ‘판타스틱 듀오’ 등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또한 삼천포아가씨가요제 대상, 전국노래자랑 최우수상 등 굵직굵직한 노래대회에서도 수상한 실력자다. 

“확실히 아침마당이 어르신들이 많이 보는 방송이라서 그런가, 많이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특히 경상도 분들은 화끈하게 바로 말을 거세요. ‘니 방송 나왔제? 그래 본 거 같다!’하시면서요. 어떤 분들은 갑자기 노래해보라고 하실 때도 있는데, 한 소절 하고 장난스럽게 ‘행사비 주세요’한 적도 있어요.(하하)” 

그는 용산초, 삼천포중, 삼천포공업고등학교를 나온 삼천포 토박이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 친구분이 하시던 노래방을 제집처럼 드나들었던 소년은 자연스레 ‘노래’라는 꿈을 갖게 됐다. 

“노래방에서 4시간 동안 목쉴 때까지 놀아도 좋더라고요. 그래서 변성기가 안온 것 같기도 해요. ‘어? 나 노래해볼까?’ 했는데 집안 형편이 안 되니까 얼른 졸업해서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사연 없는 사람 없다지만, 그도 매 순간 치열하게 달려왔다. 그는 중학생 때, 집안 상황이 어려워져 두 동생과 함께 외할머니 댁에서 살게 됐다. 조금이나마 생활비를 보태고 싶어 새벽 3시에 일어나 7시까지 자전거로 신문을 돌렸다.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는 오토바이 면허를 따서 중국집 배달을 했다. 쉬지 않고 돈을 벌면서도 꿈을 놓을 수 없을 때, 학교 선배의 제안으로 성악 전공으로 대학을 가게 됐다.

“대학교 가서 성악할 때 가요 좀 그만 부르라고 많이 혼났죠. 한 교수님이 ‘너는 마이크만 주면 좋냐?’고 하시더라고요.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성악 쪽이라서 갔는데, 막상 배우다 보니까 저랑 안 맞는 부분이 있었죠. 지금은 음악공연학과로 전공을 바꿨지만 성악을 계속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KBS1 아침마당 '도전! 꿈의 무대'에 출연해 활약한 김성범 씨.
KBS1 아침마당 '도전! 꿈의 무대'에 출연해 활약한 김성범 씨.

여하튼, 지난 한 달은 그에게 꿈같은 시간이었다. 매주 수요일 아침마당 ‘도전! 꿈의 무대’에 출연해 전국구로 얼굴을 알렸다. 이선희의 ‘J에게’, ‘인연’, ‘아름다운 강산’, 김수희의 ‘애모’로 3승에 성공했다. 돋보이는 미성과 탄탄한 가창력도 뽐냈다. 

“아침마당 홈페이지에 사연을 올리고, 몇 달 뒤에 연락이 왔어요. 주말에 장을 보다 전화를 받고 ‘보이스피싱’인가? 했는데 사연이 채택됐대요. 그때 담당 PD님이 진짜 절실하냐고 물으셨어요. 그래서 어릴 때 꿈이 노래로 먹고사는 거였는데, 돈은 조금 벌어도 그렇게 살고 싶다고 말씀드렸죠.”

그는 매주 생방송 무대 전날, 잠도 제대로 못 이룰 정도로 긴장했다고. 

“아침마당이 8시 25분 생방이니까 6시까지 방송국 가고, 목을 풀려면 새벽 3시에 일어나야 되는 거예요. 거의 못 자고 무대에 섰어요. 평소에 고음이 자신 있어서 여성 가수 곡을 선곡했는데, 아침에 불러야 한다는 걸 간과한 거죠. 아침마다 고음 광선을 쏘려니까 목에서 피가 나오는 줄 알았어요. (하하)” 

그는 이번에 아침마당에 출연하게 되며 본격적으로 트로트에 도전해 볼 마음을 먹었다. 전국적으로 불고 있는 트로트 열풍도 그의 꿈에 날개를 달아주는 모양새다. 31살 청년은 크게 성공해본 적이 없다 보니, 실패가 무섭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가요를 부르기에 어리지 않기도 하고, 서른이 넘으니 옛날처럼 도전하기가 겁나더라고요. 지금은 일을 하면서 트로트로 전향해 많이 배우고 있어요. 4월에 삼천포아가씨가요제 지원으로 ‘인생 뭐 있어’라는 신곡도 냈어요. 방송 출연하고 잠깐 이슈가 됐다가 식는 게 아니고, 오래오래 사랑받고 싶어요.”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묻자, 그는 금방 답을 내놨다.

“슈퍼스타K2 출연했을 때요. 3일 동안 안자고 노래했는데도, 노래에 ‘미친’ 사람들끼리 모여있으니까 힘든 줄도 몰랐어요.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그때 느꼈죠. 아 난 방송에서 노래 부를 때 제일 행복하구나. (하하)”

김성범은 롤 모델로 가수 진성을 꼽았다. 그 이유는 CD와 똑같은 진성의 라이브 실력 때문이란다. 

“진성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고 싶어요. 진성 선생님이 ‘우리 같은 하이톤 목소리가 뜨긴 힘들지만, 한번 뜨면 오래간다’고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네요.”

불리고 싶은 애칭으로는 ‘삼천포 옥구슬’을 꼽았다. 편안하고 또랑한 고음이 그의 장기이기도 하고, 팬들이 ‘우리 구슬이’라고 부르거나 ‘옥구슬 맞네~’라는 댓글이 달리면 정말 뿌듯하단다.

김성범 씨의 활력소는 두 동생이다. 사진오른쪽부터 김성범 씨, 막내 성민 씨, 둘째 혜지 씨.(사진=김성범)
김성범 씨의 활력소는 두 동생이다. 사진오른쪽부터 김성범 씨, 막내 성민 씨, 둘째 혜지 씨.(사진=김성범)

앞으로 그의 목표는 트로트로 성공해 빚을 갚고 두 동생 혜지(29), 성민(21)이와 한 집에서 사는 것이다. 미용사로 일하는 여동생을 위해 미용실을 차려주고 싶다는 설렘도 품고 있다. 

“바쁘고 지칠 때는 노래를 듣거나, 두 동생을 보면 힘이 나는 것 같아요. 말은 무뚝뚝하게 ‘잘 사나?’해도 만나면 좋죠. 동생들과 함께 여행 간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셋이서 제주도라도 한 번 같이 가고 싶네요.”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을 응원해 준 지역민들과 팬분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그동안 제가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놈인 줄 알았는데, 이번에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으며 세상을 보는 시각이 더 낙천적으로 바뀌게 됐어요. 그 덕에 지금은 제가 은혜를 받았다고 생각해요. 여러분들의 응원에 보답해 더 열심히 노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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