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단 “그의 시 슬프지만 찬란해”

문진섭 시인.
문진섭 시인.

[뉴스사천=고해린 기자] “공원에 버려진 자전거에서 맥박이 뛰고 있다/ 모든 버려진 것들은 저마다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멈춘 바퀴살 속으로 얼굴 없는 얼굴이 지나 간다/ 지금까지 지나온 얼굴들을 한 움큼씩 거머쥐고/ 얼굴은 보험 회사로 향해 걸어간다”-「공원에 버려진 자전거」 중에서

박재삼문학선양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진섭 시인이 현대불교문인협회 『불교와 문학』 2020년 여름호 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문진섭 시인은 「공원에 버려진 자전거」 외 2편으로 신인상 영예를 안았다. 

계간 『불교와 문학』 신인상 심사위원단은 문 시인의 시에 대해 “문진섭의 응모작들은 시적 화자의 몸과 마음의 상처가 하찮게 버려진 사물들과 동사섭(同事攝)되면서 ‘정교한 슬픔’의 무늬를 만들어간다”며 “이 세상 허전한 것들을 덮어주고 있는 그늘의 빛깔을 아로새길 줄 안다는 점에서 그의 시들은 역설적이게도 슬프지만 찬란하다”고 평했다.

문진섭 시인은 “대장암 투병 중 나날이 나를 챙겨야 하는 무게로 버거워할 때 쯤 당선 소식을 접한다”며 “당선이라는 기쁨보다 건강을 챙겨야 하는 현실이지만 철없이 나는 기쁜 것”이라며 당선소감을 밝혔다.

한편, 문진섭 시인은 1962년 사천에서 태어났다. 창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박재삼문학선양회 회원, 그림내시낭송회 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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