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 순회 설명회서 위치결정 관련 질의 이어져 
6월 5일까지 도민참여단 모집…숙의·토론 과정
도민참여단 간 위치선정 갈등·대결 구도 가능성
정백근 위원장 “특정지역 매몰되지 않도록 지혜 나누자”

서부경남공공의료확충공론화협의회가 21일 오전 사천시청 대회의실에서 도민설명회를 가졌다.
서부경남공공의료확충공론화협의회가 21일 오전 사천시청 대회의실에서 도민설명회를 가졌다.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 공론화 절차가 시작됐다. 경남도는 지난 21일 오전 사천시청 대회의실에서 도민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를 주관한 서부경남공공의료확충공론화협의회는 이날 공론화 추진방향, 공론화 협의회 구성, 공론화 주요 의제, 공론화 과정, 도민참여단 구성과 역할 등을 설명하고, 참석자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날 공론화 과정 전반은 박태순 운영위원(사회갈등연구소장)이 설명했다. 공공의료 확충 공론화는 서부경남 5개 시군 공공의료 확충 방안 마련과 도민 건강수준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논의범위는 공공병원설립과 민간병원 위탁 등을 열어 놓고 출발한다. 제1의제는 공공의료 확충 공감대 형성 주요 정책 과제 도출이며, 제2의제는 공공병원 필요성과 설립 조건, 제3의제는 의료취약지역에 대한 대책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5개 시군(사천, 진주, 남해, 하동, 산청) 순회 설명회를 가졌으며, 6월 5일까지 도민참여단 신청을 받는다. 6월 첫째주에는 도민참여단 사전학습이 이뤄지며, 6월 둘째주부터 7월 첫째주까지 공론화 토론이 진행된다. 4차례의 토론을 거친 뒤 나온 권고안을 7월 중에 경남도지사에게 제출한다. 도민참여단은 5개 시군 거주 도민 각각 20명 씩, 총 100명으로 구성된다. 도는 자발적 신청자 가운데 성별, 연령, 직업 등을 고려해 참여단을 선정한다. 이 도민참여단이 토론을 거쳐 합의안을 도출한다.  

의원단으로 참여한 최인생 사천시의회 건설항공위원장은 “공공의료원 설립 필요성은 누구라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사천지역 읍면은 6만8000명 정도 거주하는데, 의료혜택을 못받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공론화 과정에서 사천지역 적합성을 꾸준히 설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부경남공공의료확충공론화협의회가 21일 오전 사천시청 대회의실에서 도민설명회를 가졌다.
서부경남공공의료확충공론화협의회가 21일 오전 사천시청 대회의실에서 도민설명회를 가졌다.

질의응답시간에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황재은 도의원은 “도민참여단 역할이 중요하지만 모집 기간이 짧고, 홍보기간도 짧다”며 “토론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합의점을 찾아내는데 힘든 지점이 있을 것 같다. 참여단 교육과 학습에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구정화 시의원은 “각 지역별로 자기 지역에 공공병원을 유치하려고 하면 시군간 갈등이 유발될 수 있다”며 “이미 언론에서는 진주냐 사천이냐 싸움이라고 말하고 있다. 여론을 형성해 잘 정리하고 결론을 냈으면 한다. 여기 설명회에 오신 분들은 사천시 읍면지역 유치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답변에 나선 강수동 운영위원(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운동본부 대표)는 “접근성, 취약지 ,수용성, 지자체 기여도, 이런 것을 가지고 후보군을 정리할 것”이라며 “공론화를 거치면서 누구나 수용할 수 있는 최적의 결론이 나올 것 같다”고 답했다. 

한 사남면 주민은 “지역주의 때문에 합의안 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합의안 도출이 되지 않을 시 어떻게 되냐”고 물었다. 

박태순 운영위원은 “이번 공론화는 도지사나 행정에서 하는 것을 도민이 결정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공공병원을 지을 지 말지는 하나의 합의이고, 위치 결정도 합의 내용이다. 합의는 한 번에 하는 것이 아니라 쌓아가는 것이다. 공공병원 뿐만 아니라 민간병원 협력도 중요 논의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전점석 공론화 검증단장은 “공공의료 공론화 과정은 의견 수렴 과정이 아니고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라며 “결정 과정까지 한 번에 가는 것이 아니라 4차례의 토론을 거친다. 공공병원 위치 선정 역시 절실함에 의해 결정이 되어야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다. 지역주의를 넘어 도민참여단에 참여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이날 설명회에 참가한 주민들은 도민참여단 모집기간이 짧고, 각 시군단 20명은 너무 적지 않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위치 결정의 문제와 관련한 질의도 이어졌으며, 공공병원 건립과 운영 시 시군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특히 재정적자 발생 시 경남도의 대책을 묻기도 했다. 

박윤석 운영위원(전국보건의료노조 울산경남지역 조직국장)은 “위치선정과 관련해서는 기본적인 제안이나 조건들이 있을 것”이라며 “참여단이 각자 자기지역 유치만 주장할 경우 숙의공간이 전쟁터가 될 수 있다. 한 분 한 분이 결정의 주체이고, 의료 취약 문제를 논의해가는 주체이다. 정책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강류안 운영위원(사천YWCA 사무총장)은 “과연 20명이 우리를 대표할 수 있냐 하는 부분에서, 참여단도 불안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어느 분이 20명에 포함될지는 모르겠으나 시민단체와의 간담회를 통해 모두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정백근 운영위원장은 “지역을 떠나 가장 이상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과정이 되었으면 한다”며 “토론회가 시작되면 살얼음판을 걸을 것 같다. 특정지역에 매몰되지 말고, 같이 고통을 나눈다는 지혜를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설명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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