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지정 예고…불교학·서지학 가치 높아
국내 현존 경전 가운데 가장 오래된 판본

[뉴스사천=고해린 기자] 사천 백천사(주지 지홍스님)에서 보관 중인 ‘육조대사법보단경(六祖大師法寶壇經)’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된다.

사천 백천사에서 보관 중인 고려 후기 선종 경전 ‘육조대사법보단경’ (사진=문화재청)
사천 백천사에서 보관 중인 고려 후기 선종 경전 ‘육조대사법보단경’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은 3월 3일 고려 후기 선종 경전인 ‘육조대사법보단경’, 부산 박물관에서 보관 중인 ‘백자 항아리’, 전주 최씨 송애공파 종중이 보유한 ‘최광지 홍패’ 등 문화재 3점을 보물로 지정예고 했다.

‘육조대사법보단경’은 중국 선종의 제6대 조사인 당나라 혜능(慧能, 638~713)이 소주의 대범사에서 제6대 조사의 자리에 이르기까지 수행 과정과 10가지 법문을 대중에 설법한 것을 제자 법해(法海)가 집성한 책이다.

보물 지정 예고된 ‘육조대사법보단경’은 1책이 64장으로 이뤄졌다. 1290년 원나라 선종의 고승 몽산덕이(蒙山德異, 1231~1308)가 편찬한 책을 혜감국사 만항이 받아들여 1300년 강화 선원사에서 간행한 판본이다. 몽산덕이는 고려 승려들과 활발히 교류했으며, 고봉원묘(고봉원묘, 1238~1295)와 함께 고려 불교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육조대사법보단경’은 선종의 핵심 사상을 파악할 수 있는 지침서이자 한국 선종의 역사에 큰 영향한 미친 불경으로 국내에서도 19세기까지 꾸준히 간행됐다.

‘육조대사법보단경’ 서문 (사진=문화재청)
‘육조대사법보단경’ 서문 (사진=문화재청)

특히 백천사 소장본은 국내에 현존하는 같은 종류의 경전 가운데 가장 오래된 판본이며, 조선시대 ‘덕이본(德異本)’ 계열의 책들과도 판식(板式)의 차이점이 있다. 고려 시대의 특징을 잘 보여주어 불교학 연구는 물론, 고려 말 목판인쇄문화를 규명할 수 있는 서지학 측면에서도 가치가 높은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백천사 관계자는 “육조대사법보단경은 2000년 5월 지운스님이 은사인 통도사 청하스님으로부터 물려받아 간직해오던 것을 기증 받았다”며 “2014년 3월 지방문화재 지정을 받아 백천사에서 보관해 왔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예고기간 30일 동안 문화재 3건에 대해서 각계 의견을 수렴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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