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깊은 빡침'

「깊은 빡침」서달 지음 / 르네상스/ 2019
「깊은 빡침」서달 지음 / 르네상스/ 2019

 

인생은 얕은 빡침과 깊은 빡침에서 나온다는 요즘 말이 있다. ‘빡치다’ 라는 말은 ‘화나다’ 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그냥 단순히 화가 날 때보다 어이없게 짜증 날 때, 훨씬 더 깊고도 복잡 미묘한 내적 분노가 치밀 때 우리는 비로소 ‘빡친다’ 고 말한다.

책에서는 다양한 빡침의 사례를 소개한다. 근데 뭔가 낯설지 않은, 방금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 듯한 이 느낌은 뭘까?

친구인 줄 알았는데 너는 공주, 나는 무수리인 이야기. 무례한 타인에게 나는 그저 투명 인간이었던 일들. 가족이기에 어쩌지 못하고 당하는 호구 같은 나, 직장에서 만나는 여러 가지 버전의 또라이에 이제는 하다 하다 정치인까지 나를 화나게 한다.

오만가지 일들로 우리를 힘들게 하는 책 속 일화들을 읽다 보면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는 체념과 함께 ‘근데 나한테 왜 그러는 거야!?’ 하는 외침이 터진다.

이대로 살기는 싫다. 무례함과 어이없음에 지쳐 시원한 사이다를 한잔 마시고 싶으면 이 책을 읽어보자. 내 편인 진짜 친구가 옆에서 적당하게 토닥여주며 맞장구를 치는 듯 마음 안에 쌓인 속상함을 토해내고 삶의 힘을 얻을 수 있게.

단, 어떤 이야기를 읽든지 마지막까지 꼭 읽어봐야 한다.

작가의 통쾌한 뒷이야기와 필자의 조언이 담긴 편지글을 읽어야 비로소 울분이 해소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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