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에디터(Editor)>

▲ 「에디터(Editor)」매거진B 편집부 지음 / REPERENCE B

생활을 돌보고 나를 돌아보며 더 나은 삶의 질을 추구하는 개개인의 방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요즈음이다. 당장 쓸모는 없지만 내게 즐거움을 주는 대상에 빠져 삶의 에너지를 채우는 ‘잉여력’ 또한 행복한 삶을 위한 중요한 덕목으로 보인다. 역시나, 모든 개인은 자기만의 ‘취향’을 기준으로 끊임없이 각자의 삶을 편집해 가는 에디터와 흡사하다. 

여기, 보다 풍부한 취향, 보다 균형 잡힌 일상을 위한 영감을 나눠 주는 매력적인 책이 있다. 

전 세계의 균형 잡힌 브랜드를 소개해 온 잡지 <매거진 B>가 멋진 브랜드를 만들고 세계를 구성하는 주체인 사람과 그 직업에 집중해, 2019년부터 출간을 시작한 단행본 시리즈 『잡스(Jobs)』의 첫 책 「에디터」가 그렇다. 다양한 정보와 데이터를 수집해 그중에서 전달할 가치가 있는 주제를 선별하고 그 주제를 효과적으로 보여줄 소재와 도구를 조합해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일을 하는 사람들, 즉 에디터에 관한 책이다.

익히 잘 알려진 단행본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의 작가이자 에디터인 정문정을 비롯하여 런던·서울·도쿄에서 활동하는 잡지 에디터의 이야기를 다섯 편의 인터뷰와 두 편의 에세이에 담아내며, 세상과 창의적으로 소통하는 사람들의 일과 삶의 방식을 보여준다.

책을 읽다 보면 에디터는 사람들의 표면적인 행태 이면의 본질을 보려 노력하고, 비슷비슷한 소재 사이에서 디테일을 다듬어 새로운 의미를 재생산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훈련이 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쇼핑, 직업, 주거환경 등 세상의 모든 것이 개개인의 삶을 위한 편집 아래에 놓여있다고 볼 때, 주어진 순간에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한 숙련된 감각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직업이 꽤 유동적인 대상이 되어가는 요즈음, 편집자 뿐 아니라 어느 직종에든 유효하게 쓰일 수 있는 ‘편집’의 관점은 일상을 살아가는 개인 외에 직장인으로서의 많은 이들이게도 유용한 영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직업으로써 편집인을 꿈꾸는 이를 비롯해, 스스로에게 제대로 말을 건네고 나의 욕망에서 취향을 걸러내어 세상 속 나의 좌표를 보다 나답게 그려나가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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