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매슈 워커 지음 / 열린책들 / 2019

자, 다음과 같은 약이 있다. 

「기억력을 강화하고 창의력을 높여준다.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고 몸매를 날씬하게 해주는 것은 물론 식욕도 줄여준다. 암, 치매, 심장마비, 뇌졸중, 당뇨병을 예방해주며 행복함은 높이고 우울한 기분은 날린다.」 누구나 혹할 이 명약은 바로 ‘잠’이다. 

 세계적인 신경과학자이자 수면전문가인 저자는 그저 잘 자기만 하면 해결될 일들을 피하고 미룸으로써 발생하는 수면 부족 현상의 심각성을 진단하고 그에 대한 수면 의학 최전선의 처방을 내린다.

 잠은 어떻게 올까? 언제 자고 싶은지 결정하는 요인은 뇌 깊숙이 자리한 24시간 주기의 체내 시계로부터 나오는 어둠의 호르몬 <멜라토닌>의 신호와 깨어있는 시간 내내 <아데노신>이라는 화학 물질이 뇌에 쌓임으로써 오는 수면 압력이다. 인간은 이렇게 자연이 의도한 생체 신호가 올 때 인위적으로 ​수면 시간을 줄이는 유일한 종이다.

 어차피 죽으면 쭉 잘 텐데, 잠자는 시간이 아깝다는 현대인들이 많다. 많은 이들이 주말을 이용해 주 중에 쌓였던 수면 부채를 갚으려고 하지만​ 빼앗긴 잠은 결코 모두 되찾을 수 없다. 수면 부족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릴지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생활양식 요인이며, ​수면 시간이 예닐곱 시간에 못 미치면 면역계가 손상되고 암에 걸릴 위험은 두 배 이상 증가한다.

 또한 잠은 단순히 각성이 없는 미련한 상태가 아니다. 밤잠은 절묘할 만큼 복잡하고 대사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며 ​뇌의 수많은 기능들은 잠을 통해 회복하고 의존한다. 가장 놀라운 혜택은 바로 창의성이다. 잠자는 뇌는 ​깨어있을 때 당신의 뇌가 결코 시도하지 않는 방식으로 서로 별개의 지식들을 융합해 새로운 결과를 도출한다.

 셰익스피어는 맥베스에서(‘고통의 헝클어진 실타래를 풀어주는 잠, 매일의 삶을 마감 짓는 잠’) ​잠을 인생의 자양분이라고 표현했고, 우리는 할머니의 그 할머니 때부터 아프거나 괴롭거나 지치면 “푹 자라”는 처방을 익히 들어왔다. 잠은 24시간 중 뇌에서 불안을 자극하는 분자가 완전히 사라지는 유일무이한 시간이다. 이런데도 자지 않겠다고?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