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예선 ‘소용돌이’…민주당도 선거 속도감예비후보 넘치는 ‘한국’…누굴 본선으로 보낼까황인성 단일대오 ‘민주’…지지층 결집에 힘 쏟는다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2020년은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있는 해다. 동시에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거치며 사분오열, 합종연횡을 거듭했던 제20대 국회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해이기도 하다. 국민들은 대립과 갈등, 분노와 분열로 점철된 20대 국회‧대한민국 정치판을 어떻게 갈아엎을까. 그리고 사천남해하동선거구민들은 여기에 또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지난해까지 따분하다 싶던 선거분위기가 새해에 들어서면서 후끈 달아오르는 느낌이다. 공직선거법과 공수처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등 여야 쟁점 법안과  2020년도 예산안이 통과하면서 정당마다 4‧15총선으로 방향타를 바꾸면서다. 이 과정에 정당의 분화와 탄생이 줄을 잇는 모양새다. 또 다른 한쪽에선 보수대통합의 목소리도 들린다.

사천남해하동선거구로 시각을 좁히면 3선의 여상규(48년생) 현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기름을 부은 격이다. 영남의 중진‧다선 의원을 중심으로 큰 폭의 물갈이를 할 거라는 자유한국당 지도부발 선언이 잇따랐지만 여 의원은 이에 아랑곳없이 ‘힘 있는 4선’을 최근까지 주창해왔다. 심지어 3일엔 신년인사회 겸 선거조직을 정비하는 일정을 잡아두었을 만큼 출마의지가 강했는데, 이를 하루 앞둔 2일 아침에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이에 대해 사천남해하동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진 한국당 예비후보들은 ‘내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들이다. 사실 각 예비후보들은 지난 연말까지 “여 의원을 배제한 채 경선을 준비한다”는 말을 심심찮게 해왔다. 일부에선 아예 “여 의원을 배제하고 전략공천을 하려 한다”는 얘기도 들렸다. 이런 루머 또는 가설이 현실이 되면서 다른 예비후보들과 한국당 당원들은 조금은 달뜬 분위기다.

▲ 1월 6일 기준 사천남해하동 선거구 예비후보 등록 현황

문재인 심판과 한국당 심판…사천·남해·하동 유권자 마음은?

현역 의원이 경쟁대상에서 사라졌음에 더불어민주당 쪽에선 살짝 실망하는 눈치다. 정치 입문이 비교적 늦은 황인성(53년생) 예비후보 입장에선 젊은 신예보다 3선 의원을 상대로 변화의 기치를 더 강하게 내걸 수 있다고 본 듯하다. 물론 그 반대의 시선도 있다. 선거구 통합 후 2번의 선거에서 압도적 표차로 당선한 여 의원과 맞붙는 게 결코 쉬운 싸움이 아니란 인식에서다. 따라서 여 의원의 불출마를 오히려 긍정적 신호로 봐야 한다는 얘기다.

어떤 해석이 더 타당하건 간에 여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민주당 역시 선거 호흡에 속도감이 더 붙은 건 사실이다. 여기엔 지난 연말 정부가 발표한 ‘신년 특별사면 조치’도 한몫했다. 특별사면 대상에서 정현태(63년생) 전 남해군수가 빠지면서 당내 후보구도가 명확해졌다. 정 전 군수는 2014년 지방선거 과정에 선거법을 위반해 피선거권을 잃은 상태였고, 사면 없이는 출마가 불가능했다. 정 전 군수 입장에선 뼈아픈 일이지만 황 예비후보 입장에선 당내 지지층을 결집할 계기가 된 셈이다.

국회의원선거에 있어 사천남해하동에선 당분간 한국당 후보 결정 과정이 눈길을 끌 전망이다. 현재 예비후보로만 이태용(61년생)‧정승재(63년생)‧최상화(65년생)‧하영제(54년생)‧황인경(64년생) 5명이 등록해 경쟁하는데다 김재철(53년생) 전 MBC사장도 후보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당내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하면 경선으로 후보를 정할 가능성이 높지만 전략공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물론 현재 거론되지 않는 제3의 인물 등장 가능성도 살아 있다. 정치권에서 일고 있는 보수대통합 움직임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통합이 되든 안 되든 후보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당의 후보 결정에 따라 민주당과 한국당의 맞대결 구도가 될지, 아니면 다른 정당 또는 무소속 후보 참여로 다자대결이 될지 방향이 갈린다. 한국당이 전략공천으로 갈 경우엔 예비후보들 중 일부는 무소속 출마 조짐도 엿보인다. 정계 복귀 선언을 한 안철수 전 의원이 참여하는 신당도 본선에선 변수가 될 수 있다. ‘안철수 신당’이 비례정당득표에 사활을 건다고 보면 적극적인 후보전략을 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4‧15총선 후보자 등록일은 3월 26~27일이다. 따라서 이번 총선의 후보자 구도는 이 무렵에 이르러서야 드러날 예정이다. 여기에 문재인 정권 심판론과 야당인 한국당 심판론, 비례정당 투표, 후보들의 출신지역 등이 얽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