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우리 아빠는 도둑입니다>

▲ 「우리 아빠는 도둑입니다」비외른 잉발젠 지음 / 손화수 옮김 / 북레시피 / 2019

만약에 우리 가족 중 누군가가 나쁜 짓을 해서 감옥에 들어가면 남아 있는 가족들은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이웃 사람들과 지역 사회는 그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까? 

이 책은 아버지의 잘못으로 인해 사회의 편견과 따돌림으로 고통받는 한 소년의 이야기이다. 어느 날 레오는 하굣길에 이웃집 남자로부터 아버지가 경찰에 체포되었다는 말을 듣는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레오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엄마는 울며 이사를 가야 한다고 말하고, 학교 친구들은 레오의 아버지가 도둑질을 했다며 수군거린다. 작은 시골 마을에서 아버지는 어느새 악명 높은 도둑으로 낙인찍혀 있다. 이 때문에 레오는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엄마는 직장에서 해고를 당한다. 

하지만 모든 동네 사람들이 레오와 엄마를 차갑게 대하는 것은 아니다. 로게르의 가족은 자전거를 경찰에 압수당한 레오를 위해 로게르 누나가 타던 자전거를 준다. 마트 점원이 훔친 돈은 받지 않는다며 물건을 팔지 않고 레오 모자를 쫓아내자 누군가는 음식이 담긴 봉지를 레오네 대문 앞에 놓아두고 간다. 

레오와 아버지가 다시 만나게 된다면 예전처럼 지낼 수 있을까? 부모의 잘못으로 따돌림당하는 아이를 그리고 있지만, 폭넓게 보면 경범죄에 시달리는 지역 사회 전체를 묘사하고 있다. 아버지가 체포되고 어머니는 주변으로부터 복수와 냉소의 벽을 만난다. 작은 복수심과 독선이 최악의 상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간결한 문장으로 인간의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한 이 책은 노르웨이 학교도서관연합회 문학상 등 유럽의 권위 있는 여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가족과 이웃의 의미, 법과 도덕의 차이, 화해와 용서의 가치 등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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