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특집 : 사천 정치인 인물탐구⑦황인성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더불어민주당)

“남은 생 사천에 살겠다”는 ‘황’, “지역 정권교체” 강조
“지역민들 여 의원 평가, 시원찮다…변화 욕구 확인”
‘박’ 탄핵 부정하는 한국당엔 “국민·국가를 부정하는 것”

2020년 4월 15일은 제21대 국회의원선거일이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는 하나 이 선거에 누가 나서는지,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궁금해 하는 이가 결코 적지 않다. 마침 출마의사를 분명히 밝히는 이들이 여럿이어서 일찌감치 사천 정치인 인물탐구를 시작한다. -편집자-

황인성 전 시민사회수석. 그는 정치를 떠나 남은 생을 사천에서 살겠다고 했다.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황인성(53년생)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대학생 시절부터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고,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르다 풀려났다. 김대중 정부 시절,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사무국장을 맡아 군부독재시절 국가권력에 의해 일어났던 각종 의혹 사건들을 파헤쳤다. 노무현 정부 들어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맡아 국정에 직접 참여했다. 현 문재인정부 집권 초기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을 맡았다가 지난 6월에 임기를 끝마쳤다. 황 전 수석은 정치 입문이 늦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시민사회와 재야에서 꾸준히 정치활동을 해왔음을 강조하며 ‘제도권 정치’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인터뷰는 16일 뉴스사천에서 가졌다.

▲오랜 세월을 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에 힘쓴 걸로 안다. 지난 시간을 함축해 돌아본다면?

=서울 명동 한복판에서 경찰이 지나가는 여성의 핸드백을 마구 뒤지고, 민간인을 그냥 잡아다 고문하고 거짓 자백을 강요해 죄인으로 만드는 시대를 살았다. 나 또한 고문과 억울한 옥살이를 당했다. 그럼에도 끝내 우리 민중은 수평적 정권 교체를 이뤘고, 식민지 국가에서 산업화‧민주화‧정보화를 이룬 국가로 발돋움했다. 이 자랑스러운 역사에 내 인생도 함께였다는 생각이다.

▲내년 총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 오래됐다. 그런데 지난 13일에야 입당식이 있었는데, 지금까지 당적이 없었던 건가?

=그렇다. 한때 민주당 소속일 때가 있었지만 공직을 맡는 등으로 부득이 탈당했었다. 출마 결심을 한 뒤로는 당에서 공식 요청이 있을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고, 얼마 전 연락이 왔다.

▲지금껏 살아온 이력이나 주변을 돌아보면 진작 국회의원에 도전했을 법하다. 왜 이제야 정치 입문인가?

=사실은 정치를 계속해왔다. 다만 제도권 정치는 체질이 아니라고 생각해 피했던 것뿐이다. 정치의 뿌리는 각성된 시민과 국민들에 있고 그 뿌리가 약하면 제도권 정치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시민사회나 재야에 있으면서 정치의 뿌리를 튼튼히 하는 일을 하고 싶었던 거다. 그런데 세상 일이 뜻대로 되는 것만은 아니지 않나.(웃음)

▲그렇다면 내키지 않는데 어쩔 수 없이 출마한다는 건가?

=그건 전혀 아니다. 고향(사천)에서 떠나온 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민주’니 ‘통일’이니 하며 큰 이야기에 빠져 살다 보니, 솔직히 고향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후배들의 출마 권유에도 처음엔 손사래를 쳤다. 그런데 올해 들어 고향에 몇 번 내려왔더니 그때마다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평소에도 고향을 생각하면 늘 애잔한 마음이 들곤 했는데, 그 이유도 알게 됐다. 세상은 엄청나게 변하는데, 사천은 변하지 않는 그 모습. 여전히 80년대 개발 논리에 빠져 있지만 그렇다고 제대로 개발하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모습 때문이었다. 그래서 변화를 이끌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황인성 전 시민사회수석.

▲‘변화’. 그리고 이를 통한 ‘성장과 발전’. 선거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주제어다. 유권자들이 식상해하지 않을까?

=식상하지 않은 주제로 바꿀 자신이 있다. 지역의 변화와 발전을 가로막아온 핵심세력은 수십 년간 변하지 않은 지역정치권력이다. 국가적 정권교체는 여러 번 있었지만 제대로 된 사천지역 정권 교체는 없지 않았나. 정치적 경쟁이 없고, 일당 지배체제가 이어지면 관성에 젖고 부패로 이어진다. 자칫 입바른 소리라도 했다간 집단따돌림 당하기 일쑤인 분위기에서 대안 정치세력이 자리 잡기란 버거웠을 것이다. 하지만 풀뿌리 민주주의는 내 전공분야다. 소통으로 지역민과 공감할 자신 있다. 청와대 수석비서관으로 국정을 경험해본 점이 좋게 작용하리라 본다.

▲그런 정치적 뜻을 이루기 위해선 무엇보다 선거 과정에 자유한국당을 극복해야 한다. 어찌 임할 건가?

=선거는 현직자에 대한 평가에서 출발해야 한다. 현직자는 여상규 의원이고, 심지어 오래 했다. 그의 의정활동이 만족스러운 지 지역민들에게 물었는데, 대체로 시원찮다는 반응들이었다. 그 이유를 찾는 것에서 시작하겠다.

▲현재 한국당엔 여 의원 말고도 출마예정자가 많다. 그들은 하나 같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두고 ‘잘못된 결정’이라 비판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그야말로 시대착오적이다.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국회가 탄핵을 의결해 헌법재판소에 제소했다. 이에 헌재는 만장일치로 탄핵을 결정했다. 지극히 민주적이고 합법적인 절차로 이뤄진 이 결정에 세계가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도 이를 부정한다? 이는 국민을 부정하고 국가 시스템을 부정하는 일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

▲앞으로 어떤 정치를 하고 싶은지?

=정치를 떠나 남은 생을 사천에서 살기로 했다. 서울에서 평생 해왔던, 정치의 뿌리를 튼튼히 하는 일을 이제 내 고향에서 해나가고 싶다. 그리고 만약 지역민들의 선택을 받아 제도권 정치에 들어선다면, ‘지역의 발전이 곧 나라 발전’이란 마음으로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을 위해 힘쓰겠다. 권력과 부를 공평하고 합리적으로 나눔으로써 공동체 모두의 행복과 안전을 지켜 나가겠다.

▲사천을 두루 둘러봤다고 했다. 어떤 문제가 가장 눈에 들어왔나?

=의료시설 부족과 교육문제, 그리고 교통체증과 취약한 대중교통. 전반적으로 정주여건이 좋지 않다는 점이었다. 선거과정에 대책을 제시하겠다.

▲곧 출판기념회를 갖는 걸로 안다. ‘황인성의 소명’, 뭘 담았나?

=그냥 내가 살아온 이야기다. 사천에 내려와 살기로 한 만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인사 정도는 해야 되지 않나 싶었다. 앞으로 주민들과 어울려 살아야 하는데, 대화의 출발점인 셈이다.
 

황인성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약력

- 1953년 1월 사천읍 출생
- 사천초 53회 졸업 / 사천중 22회 졸업
- 진주고 41회 졸업 / 서울대 독어독문학 학사
- 아주대 정치외교학 석사
-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 전 외교통상부 평화협력대사
- 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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