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특집 : 사천 정치인 인물탐구⑥김재철 전 MBC사장 (자유한국당)

‘MBC맨’ 자처하는 ‘김’, ‘MBC 갈등’에서 벗어날까
“당이 공천권 적절히 행사해야”…전략공천 염두 발언?
‘박’ 탄핵엔 “당이 대응 잘못해…여상규 비판 받아야”

2020년 4월 15일은 제21대 국회의원선거일이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는 하나 이 선거에 누가 나서는지,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궁금해 하는 이가 결코 적지 않다. 마침 출마의사를 분명히 밝히는 이들이 여럿이어서 일찌감치 사천 정치인 인물탐구를 시작한다. -편집자-

▲ 김재철 전 MBC사장이 “사천남해하동을 디자인하고 싶다”는 말로 총선 출마의지를 밝혔다.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김재철(53년생) 전 MBC사장. 정치부 기자, 일본 도쿄 특파원, 울산MBC 사장, 청주MBC사장 등을 거친 뒤 이명박 정부 시절엔 3년간 MBC사장을 지냈다. 김 전 사장은 이 시기를 회사 역대 최대 매출과 이익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평가한다. 하지만 노조와 극한 갈등과 대립의 시간을 보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는 MBC 퇴사 이후 뮤지컬 기획사를 만들어 역사물을 소재로 한 뮤지컬 제작과 보급에 힘썼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선 여상규 의원의 공백을 틈타 한국당 사천남해하동 당협위원장을 맡았고, 지금은 황교안 당대표의 언론홍보특보를 맡고 있다. 인터뷰는 문화공간 ‘담다’에서 11월 2일 가졌다.
 

김재철 전 MBC 사장 약력

- 1953년 12월 사천 삼천포 출생
- 서울 대광중·고등학교(고교 24회) 졸업
- 고려대 역사학과 학사
- 영국 카디프대 언론학 석사
- 전 한국당 사천남해하동 당협위원장
- 현 황교안 당대표 언론홍보특보
- 현 사천 가산오광대 후원회장

▲‘김재철’ 하면 ‘MBC’를 떠올리는 이가 많을 성 싶다. 본인에게 MBC는 어떤 곳인가?

=33년 4개월을 근무했으니, 내 인생의 모든 것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보람도 컸다. 14기 기자로 입사해 정치부기자에서 일본 도쿄 특파원까지 두루 경험을 쌓았다. 아쉬운 건 PD를 못해본 점인데, 입사 당시엔 PD를 아예 뽑지 않았고, 중도에 전환하고 싶었으나 뜻대로 안 됐다.

▲MBC 재직 말년은 사장을 맡으면서 갈등과 논란의 중심에 섰다. 후회는 없는지?

=후회 없다. 나는 운명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PD가 되고 싶었으나 될 수 없었던 것처럼. MBC 사장도 엄기영 사장이 그만두면서 갑자기 나한테 왔다. 나름 열심히 일했고, 매출 1조8000억 원이란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시청률도 최고였다.

▲그럼에도 후배들, 특히 노조에서는 ‘오늘의 MBC를 망가뜨린 장본인’으로 당신을 지목한다. 이에 대한 입장은?

=서로 입장이 다르니 그렇게 생각하는 걸 내가 어쩌겠나. 하지만 MBC 경영은 내가 혼자 하는 게 아니었다. 일종의 화백제도처럼 임원들이 합의해서 결정하는 구조였다. 진주와 마산 MBC를 통합한 것도 마찬가지다. 그땐 논란이 컸지만 지금 봐라. 다른 지역 MBC도 통합 움직임이 많지 않나.

▲그때 일로 지금도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국정원과 공모해 MBC를 장악하려 했다는 혐의와 PD수첩 PD들을 인사조치 해 방송제작을 방해한 혐의다.

=국정원에서 문건을 받고 내가 실행했다는 건데, 그런 일은 절대 없었다. 또 일부 직원들 인사조치는 직원들이 사실상 태업을 하고 있어 내렸던 적절한 조치였다. 둘 다 이번 선거에 영향을 주진 않을 거라 본다.

▲2014년 사천시장선거에 나서면서 “국회의원선거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사천시를 디자인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했는데, 왜 마음이 바뀌었는지?

=나는 디자이너라 생각한다. 그리고 시장이든 국회의원이든 정치 지도자들이라면 마땅히 그러해야 한다고 본다. 그땐 사천시 디자인에 관심이 컸고, 지금은 사천남해하동과 국가까지 디자인 하고 싶은 마음이다.

김재철 전 MBC사장.

▲그 뜻을 이루려면 당내 경선부터 통과해야 한다. 공천방식에 관한 생각은?

=지역구마다 사정이 달라서 경선도 가능하고 전략공천도 가능하다고 본다. 그건 공천심사위와 당 지도부가 결정할 문제다. 다만 경선으로 갈 경우 현역 의원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건 사실이지 않나. 어떤 당이든, 당에서 자신감을 갖고 적절하게 공천권을 행사했을 때 그 선거 결과도 좋았던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혁신공천을 기대한다.

▲황교안 대표 언론특보를 맡으면서 이전보다 보수성향의 발언을 더 세게 하는 것 같다.

=인정한다. 조국 사태를 거치며 우리나라 공정·평등·정의 개념이 너무 다르다는 생각을 했고, 이를 간단히 볼 일이 아니라 생각했다. 더 치열하게 강도 높게 싸워야 한다는 생각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잘못됐다는 발언도 공개적으로 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보다 탄핵까지 갈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당에서라도 좀 더 냉정하게 판단했어야 했는데 급했다. 먼저 전면 개각을 요구하고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대응을 잘했어야 했는데 그리 못했다. 그런 면에서 탈당하고 탄핵에 동조한 여상규 의원은 비판 받아야 한다.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탄핵 결정도 잘못으로 보는가?

=그렇다. 탄핵 당할 만큼 치명적 결함은 아니라고 본다.

▲조국 전 장관 논란으로 한국당 지지율이 올랐다가 사퇴 이후엔 한국당 내부가 더 시끄럽다. 어찌 보나?

=너무 느슨하다느니, 단합이 안 된다느니 하는 비판을 듣는 게 사실이다. 우리가 아직 반성해야 할 게 많다. 패스트트랙이나 조국 인사청문회 등과 관련해 가산점 준다는 것에도 비판은 당연하다. 지지율만 보고 살면 안 된다. 보수혁신이든 자유시장경제든 현장에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사천남해하동 전체를 아우르는 사업, 제안할 게 있나?

=내가 제일 관심 있고, 잘 할 수 있는 일은 역사 콘텐츠를 활용하는 일이다. 세 지역의 공통점은 당연히 이순신이다. 따라서 이순신의 백의종군 길을 ‘호국의 길’로 만들어 동영상이나 웹드라마를 만드는 등 문화상품화 하면 주목 받을 것이다.

▲올해 초부터 ‘단디해라’라는 유튜브 채널을 열어 활동하고 있다. 어떤 의미가 있나?

=유튜브는 세상을 보는 창이다. 고읍 단감마을에도 가보고 용궁시장도 들러보면서 지역문제를 살피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 좋다. 어쩌면 나의 고향 사랑이 더 짙어지는 기분이다. 유튜버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에세이로 풀어 12월쯤엔 책도 출간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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