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스러운 인문강좌 세 번째 ‘사천과 박재삼 시’
정삼조 시인, 박재삼 시인과 ‘사천 소재’ 작품들 소개
시인의 숙제로 ‘개인적 체험의 보편화’ 꼽아

▲ ‘사천과 박재삼 시’를 주제로 한 ‘사천스러운 인문강좌’ 제3강 강연 모습.

[뉴스사천=고해린 기자] “요즘 시가 비인기 종목이죠. TV 앞에만 가도 재밌는 게 워낙 많으니까요...”

뉴스사천이 29일 마련한 ‘사천스러운 인문강좌’ 세 번째 강연에서 정삼조 시인이 한 첫마디다. 강연의 문을 열고자 꺼낸 말이지만, 거기엔 범람하는 콘텐츠 속 힘을 잃어가는 ‘시’에 대한 우려가 한 조각 섞여있었다.

오랫동안 국어 선생님으로 교단에 서고, 지금은 시인으로 활동 중인 정 시인은 박재삼 시인과 그의 작품에 대한 풍부한 배경지식을 ‘사천과 박재삼 시’라는 강연에 녹여냈다. 특히 “실제 경험으로 쓴 시는 사람의 마음을 심장에서부터 울리는 힘이 있다”며 박재삼 시의 바탕은 사천에서 그가 직접 겪은 삶과 가난, 자연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그의 시의 핵심에는 지역다운 부분이 있다고 소개한 정 시인은 ‘紅柿(홍시)에서 받은 추억’, ‘가난의 골목에서는’, ‘봄바다에서’, ‘섬을 보는 자리’ 등 박재삼 시인의 시 세계를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을 소개했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시민들이 한 명씩 돌아가며 박재삼 시인의 시를 낭독했다. 한 시민은 박재삼 시인의 ‘꽃 지는 것 옆에서’라는 시를 낭독하며 “오늘 강연을 계기로 다들 박재삼 시인의 시를 1편씩 외워보자”고 말했다.

▲ 박재삼 시인과 그의 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정삼조 시인.

정 시인은 곽효환 시인의 ‘됐심더’라는 시를 소개하며, 육영수 여사의 전기를 썼던 박 시인이 박정희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도움을 거절한 일화를 들려줬다. 박재삼 시인은 가난했지만 평생을 올곧고 떳떳하게 살았다는 것.

또한 정 시인은 시인들의 중요한 숙제로 ‘개인적 체험의 보편화’를 꼽으며, 박재삼 시인은 자신의 삶에서 출발해 끝에는 ‘자연, 가난, 삶의 허무, 평화, 사랑’ 등 타인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시를 지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정 시인은 좋은 시를 쓰는 법에 대해 “시는 저절로 되는 것이지,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좋은 시를 쓰려면 좋은 작품을 많이 읽고 자꾸 써 보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박재삼 시인과 작품에 대해 쉽고 재치 있게 풀어낸 정 시인의 강연이 끝나자, 청중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강연에는 3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귀를 기울였다.

한편, ‘사천스러운 인문강좌’ 제4강은 ‘미생물 농업과 건강한 밥상’을 주제로 열린다. 강기갑 전 국회위원이 강연을 맡는다. 문화공간 ‘담다’에서 11월 5일 저녁 6시30분에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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