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타짜 : 원 아이드 잭>

▲ '타짜 : 원 아이드 잭' 포스터.

2019년 추석 극장가는 한국 영화 3편의 각축전이 예상됐다. <힘을 내요 미스터리> <나쁜 녀석들> 그리고 <타짜 : 원 아이드 잭>이다. <힘을 내요 미스터리>와 <나쁜 녀석들>이 코믹 보증수표인 차승원과 파괴적인 쾌감을 선사하는 마동석의 액션에 기대는 바가 크다면 <타짜 : 원 아이드 잭>은 추석에 어울리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팀플레이를 예상했다. (개인적으로 허영만 작가의 타짜 시리즈 4부작 가운데 3부 ‘원 아이드 잭’을 가장 좋아한다) 

원래 전작이 있는 영화의 경우 전편과의 비교는 피해갈 수 없는 운명이긴 하지만 타짜3은 1편의 완성도와 2편의 재미 중 그 어느 것도 비교 자체가 어려울 만큼 실망스럽다.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단 한 장의 카드 원 아이드 잭을 받고 모인 타짜들은 제 개성을 살리지 못하고 오합지졸 헤매다 끝난다. 팀워크는 고사하고 제 캐릭터 하나 건사하기도 힘들어 보인다. 첫 주연이 버거워 보이는 최유화를 빼고는 연기력은 너무나도 출중한데 이토록 총체적 난국이 된 까닭은 전적으로 키를 쥔 선장이 동서남북도 잃고 헤매기 때문이다. 

타짜 시리즈 전체 4부작 가운데 3부 ‘원 아이드 잭’이 가장 완성도가 뛰어나다. 그런데 이 원작을 갈기갈기 난도질을 해 놨다. 박찬욱 감독처럼 원작 만화를 재창조해서 <올드보이>를 만든 것이었다면 좋으련만, 이렇게 딱 장점만 제외하고 단점만 모으는 것도 재주다. 만화와 영화의 문법이 달라서라고 핑계는 대지 말자. 1년 중 관객 유입률이 높은 명절에 개봉하는 영화는 오락성이건 화제성이건 흥행을 보증하는 포인트가 있어야 하건만, <타짜 : 원 아이드 잭>은 손에 쥔 카드 한 장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산으로 갔다. 남들과 다른 길을 걷겠다는 신선함이 목표였던 것도 아니다. 장면 장면이 기시감으로 넘치고 전개 또한 예상 가능한 그림을 벗어나지 못한다. 

영화 타짜 시리즈의 경우 1편은 명불허전이며 이미 명작의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다. 그리고 1편에서 끝내야 했다. 1편의 영광을 계승하기에는 2편은 완성도가 약했고, 3편은 완성도는 고사하고 방황을 거듭하다가 끝났다. 이제 타짜 시리즈는 4부 ‘벨제붑의 노래’가 남았다. 전체 시리즈 가운데 가장 스케일이 커서 원작대로 영화를 찍자면 전 세계를 누벼야 한다. 과연 네 번째 영화가 나올 수 있을까.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