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자체 선관위 중립성·관리업무 지적 목소리
주민들 "시 관리감독 촉구"…시 “자체적 해결 우선”

최근 사천지역 일부 아파트에서 동대표 선거와 관련해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과거에는 선거 관련 분쟁이 후보자간 다툼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아파트 선관위와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선거 관리 업무에 대한 문제제기로 확대되고 있다. 아파트 자치기구 내 문제지만 분쟁이 커지자 사천시의 관리감독과 중재를 요청하는 사례도 늘었다.
 
사천시 사남면 리가아파트는 지난 8월 13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9개 선거구의 동대표를 뽑는 선거를 진행했으나 파행을 겪었다. 8월 14일 투‧개표를 마쳤으나, 개표 직후 입후보자 2명이 선거인명부와 투표 세대수가 일부 일치하지 않는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 아파트 선관위는 며칠 뒤 선거 무효를 선언하고, 전체 동대표 재선거 일정을 공지했다.

리가 아파트 선관위는 19일께 ‘선거인명부를 입주자명부에 맞도록 정확하게 확인하지 못해 선거의 당락에 영향을 미치게 한 오류를 발생시켰다’고 사과 공지를 올렸다. 이를 두고 일부 입주민과 후보자가 아파트관리사무소와 아파트 선관위의 선거관리 문제를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 아파트는 8월 22일부터 28일까지 3차례에 걸쳐 아파트 동대표 후보 등록을 새롭게 받고, 28일 기호추첨까지 마쳤으나 선거일정이 또 중단됐다. 새롭게 후보를 등록해 치르는 재선거가 아닌 기존 입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재투표를 해야 한다는 이의제기가 29일께 나온 것.
 
이 아파트 선관위는 국토교통부 관련 질의 후 회신을 받아 재선거 또는 재투표를 진행하겠다고 결정했다. 아파트 민원 관련 국토부 질의의 경우 회신까지 빨라야 보름에서 한 달 넘게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당초 9월 4일과 5일 계획했던 투‧개표 일정은 사실상 연기됐다.
 
이 결정이 알려지자, 일부 후보자들은 이의제기 수용과 관련한 절차상 하자를 지적했다. 일부 입주민들은 사천시를 향해 아파트 동대표 선거 관리감독을 촉구하기도 했다.

아파트 동대표 선출과 관련된 논란은 사천시 용현면 덕산아내 아파트에서도 나왔다. 이 이파트 일부 동대표 당선자들과 ‘아파트정상화를위한입주민모임’(이하 입주민모임)은 9월 2일 사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아파트 선관위를 규탄했다.

이 아파트는 아파트 하자 관련 소송을 진행 중에 있다. 이 아파트의 경우, 지난 3월 동대표들이 사퇴해 5개월 가까이 입주자대표회의 공백사태가 이어졌다. 7월에 8명의 동대표를 뽑는 선거를 했으나 무산된 바 있으며, 가까스로 8월 재선거를 진행했다.
 
8월 25일 아파트 동대표 선거일, 한 선거관리위원이 특정 동 기표소 안에 따라 들어가 한 후보를 찍으라고 강요했다는 주장이 입주민에 의해 나왔다. 결국 이 선관위원은 선거 방해 혐의가 인정돼 벌금 10만 원 처분을 받았다.
 
이 아파트 동대표 선거결과 6개 동에서 동대표들이 과반수 이상 찬성으로 선출되는 듯 했으나, 아파트 선관위원장이 2개 동에 대해 당선 무효를 선언했다. 2개 동에서 선거인명부상 투표자수와 실제 투표자 수가 각각 4표, 3표 차이가 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자 입주민모임은 해당 동을 전수조사를 하면 일부 오류를 바로 잡을 수 있고, 각각 4표와 3표를 무효표 처리해도 선거 당락에는 영향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아파트 선관위의 중립성과 관리 능력을 문제 삼았다.
 
이 아파트 선관위원장은 8월 27일 사퇴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선관위원 4명 중 위원장은 사퇴서를 제출했고, 1명은 선거방해 행위로 자격상실 사유에 해당돼 정상적인 선거관리 업무에 차질이 생겼다. 결국 아파트 선관위부터 새롭게 구성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입주민모임은 사천시 건축과를 향해 공동주택법상 입주민 보호를 위한 지도감독과 명령을 강력하게 수행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사천시 건축과 관계자는 “최근 일부 아파트 동대표 선거 관련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며 “시의 경우 위법사항이나 절차상 하자를 판단해줄 순 있어도 선거 자체에 개입하는 것은 어렵다. 아파트 자치권의 문제인 만큼 주민 스스로 슬기롭게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사천시선거관위원회 역시 “시선관위에도 아파트 선거 관련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공동주택 자치기구 내 문제여서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다. 여러 해프닝을 겪지 않으려면 아파트 선관위를 구성하면서 선거 세부 규정 등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선거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아파트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뽑는 선거이니만큼 주민 스스로의 관심과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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