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놀자] 도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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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놀자] 도라지
  • 박남희 숲해설가 / 교육희망사천학부모회 사무국장
  • 승인 2019.07.3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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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라지.

정동 앞들, 도로를 달리다보면 길가 양쪽에 텃밭이 조성되어 있다. 고추는 물론이며, 키 큰 옥수수도 쑥쑥 자라고 있다. 한 뼘의 땅도 놀리지 않으려는 농부의 부지런함이 보인다. 어느 텃밭에는 햇살을 받고 바람에 흔들리는 보랏빛과 흰빛의 도라지꽃이 한창이다. 자연이 빚어낸 가장 신비로운 빛깔인 보라색과 보고만 있어도 안구정화가 되는 흰색의 조화가 도라지꽃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닌가 싶다.

도라지는 초롱꽃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전국의 산과 들에서 자라며 뿌리는 식용과 약용으로 쓰인다. 하지만 최근에는 농가에서 다량으로 재배하고 있어 산에서보다 집 근처에서 자주 보게 된다. 특히 충남의 금산 지방과 경북의 풍기 지방에서 많은 도라지를 재배하고 있다. 꽃은 7~8월에 흰색 또는 보라색으로 위나 옆을 향해 피고 끝이 넓게 펴진 종 모양을 닮았다. 꽃이 피기 전에 꽃봉오리는 풍선처럼 공기가 들어 있다. 10월에 익는 열매는 달걀 모양이고 꽃받침조각이 달린 채로 노랗게 익는다. 흰색 꽃이 피는 것을 백도라지, 꽃이 겹으로 되어 있는 것은 겹도라지이다.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심심산천에 백도라지 한두 뿌리만 캐어도 대바구니에 철철 넘친다.’ 민요 <도라지타령>에서 볼 수 있듯 도라지는 우리 민족의 생활과 매우 친근한 식물이다. 옛 부터 향이 좋고 영양도 좋아 산나물로 우리 밥상에 자주 올랐다. 도라지라는 이름은 옛날에 상사병에 걸린 도라지라는 처녀의 이름에서 유래한다고 전해진다. 그녀는 상사병을 앓다가 죽었는데, 무덤가에 핀 예쁜 꽃이 피어났고, 사람들이 그 이름을 따서 도라지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꽃말이 ‘영원한 사랑’이다. 

도라지는 특유의 향과 쌉싸름한 맛이 특징이다. 그 향과 맛에 빠져 봄과 가을에 날것으로 먹거나 데쳐 나물로 먹는다. 도라지의 뿌리는 섬유질이 주요성분이며, 철분, 칼슘이 많고 사포닌이 함유되어 있어 약재로도 널리 쓰인다. 오래 산 도라지는 산삼과 같은 효능을 가진다는 말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 도라지는 품질이 우수해 일본이나 홍콩, 타이완 등지로 많이 수출하고 있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캐서 껍질을 벗기거나 그대로 햇볕에 말린 것을 길경(桔梗)이라고 하는데, 인후통·치통·편도선염·기관지염 등에 쓰고 있다. 어린아이를 둔 가정에서는 겨울이 오면 도라지즙이나 도라지를 넣은 배즙을 준비한다. 그 이유는 겨울에 아이들이 잘 걸리는 증상인 기침과 가래를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도라지꽃은 아주 특이한 성질이 있다. 꽃 속에 개미를 넣은 뒤 꽃잎을 오므려 닫고 좌우로 흔들면 꽃잎이 분홍색으로 변한다. 이것은 개미가 위협을 느꼈을 때 뿜어내는 개미산, 즉 폼산이 도라지꽃의 안토시아닌이라는 색소와 섞여 분홍색으로, 염기성에는 푸른색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도라지꽃이 산성과 염기성을 판별하는 ‘천연 지시약’으로도 쓰이는 셈이다. 

산과 들, 가까운 텃밭에서 잘 자라고 있는 도라지가 고맙다. 도라지의 보랏빛과 흰빛 꽃 색깔에 푸른 하늘빛이 더해져 한층 아름다운 7월의 끝자락이다. 도라지도 우리도 더운 여름을 잘 이겨내고 다음 계절을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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