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한국전쟁전후 민간인 희생자 합동위령제
사천지역 희생자 50명 영구위패 봉안식 함께

제10회 한국전쟁 전후 사천지역 민간인 희생자 합동위령제가 10일 사천왕사에서 열렸다. 이날 사천지역 민간인들의 넋을 달래기 위한 영구위패 봉안식도 함께 진행됐다.

제10회 한국전쟁 전후 사천지역 민간인 희생자 합동위령제가 25일 오전 10시 사남면 소재 사천왕사(주지 능륜스님)에서 열렸다. 이날 합동위령제는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사천유족회가 주최하고 사천시와 뉴스사천, 사천진보연합이 후원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위령제에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유족들과 송도근 시장을 비롯한 내외빈 등 60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추도사와 종교의식, 헌화 및 분향 등으로 진행됐다.

정현호 사천유족회장이 정부를 향해 진실화해위 재가동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위령제에서는 한국전쟁전후 억울하게 희생된 사천지역 민간인들의 넋을 달래기 위한 영구위패 봉안식도 함께 열렸다. 그동안 유족회는 위령제때마다 종이위패에 이름을 적어 위령제를 진행해 안타까움을 더한 바 있다. 사천시와 사천왕사 능륜스님의 지원으로 이번에 민간인 희생자 50명의 영구위패가 봉안됐다. 위패는 50년간 보존되며, 매년 3회씩 사천왕사에서 봉제를 지내기로 했다.

정현호 사천유족회장은 “정부가 적폐청산을 한다고 하지만, 1950년 전후 무고한 국민들의 희생된 과거사는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민의를 반영해 하루 빨리 과거사 진상규명위원회를 재가동 해달라”며 “그리하여 억울하게 학살당한 영령과 유가족의 한을 풀어줬으면 한다. 앞으로 이런 비극이 이 땅에 일어나지 않도록 기원하고, 돌아가신 영령들의 명복과 가족의 건강을 빈다. 영구위패 봉안으로 가족의 한이 조금이라도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복영 전국유족회장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김복영 전국유족회장은 “국가는 진실을 밝혀야 한다. 국가가 스스로 과거의 잘못을 시정하지 못한다면, 국민을 위한 국가가 아니다”며 “진실이 밝혀지는 것을 두려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친일 세력이다. 그 친일세력에 빌붙어 부와 하찮은 명예를 얻은 자들이 지금도 정치권에 있는 듯하다. 아직 많은 유족들이 과거의 쓰다린 상처로 신고조차 못하고 있다. 진실이 규명될 수 있도록 과거사 특별법 통과를 위해 함께 힘과 의지를 모으자. 영령들의 안식과 평화를 빈다”고 말했다.

송도근 사천시장이 헌화를 하고 있다.

송도근 사천시장은 추도사를 통해 “우리는 오늘 현대사에서 가장 참혹하고도 가슴 아픈 역사인 한국전쟁에서 억울하고 안타깝게 희생당하신 분들의 넋을 위로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오늘 합동위령제가 유가족 여러분의 가슴 맺힌 한을 푸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무고한 희생자에 대한 왜곡된 진실을 바로 잡아 명예가 회복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고 밝혔다.

한편, 사천지역에서 한국전쟁을 전후해 일어난 민간인 희생은 1950년 7월에 집중됐다. 당시 보도연맹사건으로 최소 수백 명 이상이 무고하게 희생당한 것으로 추정되나 진실규명 결정을 받은 희생자는 26명에 그쳤다. 미군에 의한 총격, 폭격 등으로 희생당한 경우(곤명면 조장리, 곤명면 마곡리 등)는 진실규명 결정을 받지 못했다.

합동위령제에 참석한 유족들.
사천왕사 능륜스님이 사천지역 민간인 희생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종교의식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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