쏙 들어간 “인구 20만 강소도시 사천”, 이유는?
소멸위험 지수 0.467 ‘위험’…서삼면은 ‘고위험’
전출 인구 〉전입 인구…사망자도 출생아 앞질러
‘살기 좋은 사천 만들기’에 더욱 정성 쏟아야

▲ 사천시 인구가 2013년 이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사망인구도 출생인구를 앞질렀다. 이러다간 사천시도 ‘지방소멸’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전향적인 인구시책이 필요한 때다.(사진=뉴스사천DB)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인구 20만 강소도시 사천”을 외치던 사천시가 요즘 들어 이 구호를 사실상 버렸다. 잘 쓰지 않는다는 뜻이다. 대신 인구문제를 전담하는 ‘인구정책팀’을 7월 1일자로 신설함으로써 인구 감소에 따른 위기감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과연 사천시는 지금의 인구라도 잘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각종 통계자료를 보면 대답은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 사천시 인구가 꾸준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전출인구가 전입인구를 넘어선지 오래고, 최근엔 사망인구도 출생인구를 넘어섰다. 이대로 가다간 사천시도 ‘지방소멸’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2019년 5월 말 기준 사천시 인구는 11만 6121명이다. 외국인 3266명을 포함한 수치다. 2013년(이하 연말 기준) 11만 9722명에서 2014년 11만 9639명으로 증가세가 꺾인 이래 2015년 11만 8566명, 2016년 11만 8044명, 2017년 11만 7365명, 2018년 11만 7207명으로 해가 갈수록 꾸준한 감소세다.

▲ 사천시 인구변화 그래프. 2013년 이후 인구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9년은 5월 말 기준.

사천시 전체 인구가 꾸준히 줄어들다 보니 읍면지역 인구 증가세도 멈췄다. 그 동안 사천시 인구를 2개 권역으로 나눴을 때, 동지역 인구는 꾸준히 줄어든 반면 읍면지역 인구는 꾸준한 늘었는데, 이 현상이 멈춘 것이다. 올해 5월 말 기준 사천 읍면지역 인구는 6만 7675명으로, 2017년(6만 7646명) 수준으로 줄었다. 2018년 말엔 6만 8064명이었다.

동지역은 2017년에 인구 5만 명 선이 무너진 뒤 계속 감소세다. 2016년 5만 351명, 2017년 4만 9719명, 2018년 4만 9143명에 이어 올해 5월엔 4만 8446명까지 줄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구소멸’, ‘지방소멸’이 남의 얘기가 아니다. 한국고용정보원에서 고안한 ‘인구소멸 위험 지수’로도 위험상황이 또렷하게 나타난다. 여기서 말하는 ‘인구소멸 위험 지수’는 고령인구(65세 이상) 대비 20∼39세 여성인구의 비중으로 산출한다. 1.5 이상이면 소멸 저위험, 1.0∼1.5 미만이면 정상, 0.5∼1.0 미만이면 소멸주의 단계로 분류된다. 0.5 미만일 경우는 소멸위험 지역으로 분류되고, 특히 0.2 미만인 곳은 소멸 고위험 지역이다.

▲ 사천시 권역별 인구 변화 추이를 나타낸 표. 동지역은 줄고 읍면지역은 느는 추세이나 최근엔 읍면지역도 인구가 줄었다.

지난 5월 경남도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도내 인구소멸 위험 기초자치단체는 모두 12곳이다. 군 단위 모든 지자체에다 사천시와 밀양시도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도내 308개 읍면동 가운데는 셋 중 둘 정도(63.6%)가 소멸위험지역이었다.

뉴스사천이 5월 말 기준 사천시 읍면동 인구 자료로 ‘인구소멸 위험 지수’를 산출한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먼저 사천시 소멸위험 지수는 0.467로서 소멸위험지역에 해당했다. 20~39세 여성인구는 1만 724명인데 비해 65세 이상 인구는 2만 2962명이었다. 뿐만 아니라 14개 읍면동 가운데 10개가 소멸위험지역(0.5이하)이었고, 이 가운데 4개 면지역은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확인됐다.

곤명면(0.123)이 가장 낮았고, 서포면(0.124), 곤양면(0.140), 축동면(0.167)이 뒤를 이었다. 동지역 평균도 소멸위험 지수가 0.370으로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

반면 사남면은 1.045로 유일하게 정상에 들었고, 사천읍(0.886), 정동면(0.784), 벌용동(0.562)은 소멸 주의 단계에 있었다. 사남면의 20‧30대 젊은 여성 인구는 1899명이었고, 65세 이상 노령 인구는 1816명이었다.

▲ 사천시 읍면동 인구를 한국고용정보원에서 고안한 인구소멸 위험 지수로 환산해 표시한 지도.사천시 전체 소멸위험 지수는 0.467이다.

물론 ‘인구소멸 위험 지수’는 현 시점에서 인구 비율로만 살피기에 미래를 정확히 예측한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고 뒷짐만 쥐고 있을 일도 아니다. 인구 감소의 원인을 살피고 지자체 차원의 대책이라도 세워야 마땅하다. 그러기 위해선 인구 감소의 이유도 살펴봐야 한다.

인구 감소 이유 가운데 하나는 사천에서 태어나는 사람보다 죽는 사람이 더 많은 데 있다. 예를 들어 2014년에 1089명이던 출생아 수는 2015년 990명, 2016년 924명, 2017년 741명, 2018년 616명이었다. 올해도 한 해의 절반이 흐른 6월 말까지 출생아는 265명에 그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17년부터는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더 많아지는 역전현상이 벌어졌고, 이는 인구 감소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참고로 2017년엔 912명, 2018년엔 983명, 올해(6월까지)는 442명이 숨졌다.

전입과 전출 인구의 비교에서도 인구 감소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 10년간 인구 증가세의 최 정점이던 2013년엔 전입 인구가 1만 6212명으로 전출 인구 1만 4882명보다 많았지만, 이듬해부터는 이도 역전됐다. 전출 인구가 전입 인구보다 2014년엔 512명, 2015년엔 1065명, 2016년엔 582명, 2017년엔 119명 더 많았던 것이다.

▲ 사천시 읍면동별 '인구 소멸 위험 지수'를 나타낸 표.

이상은 사천시가 지닌 통계자료에서 확인되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는 일자리와 산업, 교육, 문화, 복지, 주택 등 다양한 삶의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고려된 결과로서 나타난 수치일 가능성이 크다.

값 싸고 쾌적한 집을 구할 수 있고, 아픈 환자가 생겼을 때 믿고 찾아갈 수 있는 의료시설이 가까이 있으며, 대중교통도 편리한 곳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살고 싶어 하지 않을까. 마음 편한 일자리에 자식 교육 걱정 없을 만큼의 교육 인프라가 있고, 산과 들 바다가 어우러져 자연환경까지 뛰어나다면, 굳이 다른 곳으로 떠나 살겠다는 마음을 누가 먹을까.

이런 질문에 답을 찾는다면, 앞에서 언급한 소멸위험 지수나 복잡한 통계 수치를 언급할 필요가 없을 터. ‘살기 좋은 사천’ 만드는 일에 정성을 더욱 쏟아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 있겠다. 사천시의 인구정책팀 신설이 나비효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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