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토이스토리 4>

▲ '토이스토리 4' 포스터.

누구에게나 생각만 해도 괜히 기분 좋아지는 영화가 있다. 대체로 어린 시절 추억 속의 작품들이며, 그래서 꼭 언급되는 작품이 <토이스토리>이다. 이른바 재미와 사랑과 눈물과 감동이 어느 하나 모자람 없이 스크린에 꽉 들어찼으니 말이다. 시리즈를 이어오는 동안 단 한 번도 서사의 구멍 없이 꾸준한 완성도를 유지해 왔고 이 때문에 <토이스토리 4>가 제작될 당시만 해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굳이 돌아와서 전작의 여운과 감동을 허물어뜨릴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오랜만에 웃으며 울컥하는 제대로 정화되는 시간을 누릴 수 있었으니, 돌아와 줘서 정말 고맙다. 

<토이스토리>는 삶에 찌든 현대인들에게는 일종의 마법과 같은 위로다. PIXAR가 그려내는 따뜻한 환상의 세계는 고루한 현실을 잊고 어쩌면 숨겨 두고 살았던 순수함을 끄집어낸다. 마냥 착하고 고지식하기만 했던 ‘우디’는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좋은 어른이 되었고, 버려진 포크였던 ‘포키’는 시종일관 유쾌한데 바라보고 있자면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른다. 시리즈 1편이 나온 지도 어언 25년. 그 시절 꼬마였던 관객조차 훌쩍 자라서 삭막한 어른의 세계로 편입되었고, 치열한 경쟁과 생존 다툼을 벌이는 동안 자신만의 네버랜드를 잃어버렸다. 그러하기에 추억 속의 그들,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장난감들에 공감하면서 제대로 살아야겠단 교훈적인 각성도 하게 된다. 

<토이스토리 3>에서는 보이지 않던 우디의 전 연인 ‘보핍’이 변화한 시대를 상징하듯 강인하면서 독립적인 캐릭터로 등장한다. 우디와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견인하는 것도 그녀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주인이 필요치 않다”며 더 넓은 세상을 보라고 웅변하는 그녀의 모습은 인물의 매력을 넘어 전체 주제를 아우르는 강렬한 메시지로 남는다. 이 둘을 위해 다른 캐릭터의 비중이 조금 약해진 점은 있지만 그렇다고 부족하거나 어색하지 않다. 

호기심을 잃지 않으면 세상은 조금 더 풍요롭고 재미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통의 사람들은 성장하고 나이 들면서 호기심과 모험심의 자리에 현실적인 고민들로 채운다. 그렇다고 그 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불현듯 자극받으면 저도 모르게 툭 튀어나오기도 한다. <토이스토리 시리즈>는 추억과 꿈과 과거의 호기심과 묻어두었던 동심을 건드리는 강력한 촉매다. 
유치하지만 이 말은 꼭 하자. “우디, 꼭 행복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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