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문화재단 인문학살롱 박성식 교수 특강
“형체 너머 정신 담는 전신사조 한국화 특징”

▲ 박성식 교수가 한국화의 특징인 전신사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옛 사람들은 그림을 어떻게 그렸을까? 한국화에 담긴 의미와 상징은 무엇일까? 강연을 듣기 위해 모인 시민들에게 질문이 던져졌다. 사천문화재단 시민교양강좌 일환으로 열린 인문학살롱 강연에서다.
이날 박성식 경상대학교 미술교육과 교수가 강연자로 나섰다. 박 교수는 지난 13일 사천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한국화,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란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박 교수는 첫 화두로 ‘행복’이란 키워드를 던졌다. 그러면서 강연을 통해 나누는 그림에 대한 이야기로 시민들에게 행복함을 전해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사람들이 피카소나 반고흐 같은 외국화가들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오히려 한국화가들은 잘 모른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리의 전통적인 것이 침체되고 있는 분위기지만, 한국화 같은 전통문화가 세계화될 수 있는 가치는 충분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동양과 서양을 비교하며 한국화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동‧서양은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부터 다르다. 프리드리히의 ‘안개바다 위의 방랑자’를 예로 들어 서양의 자연관은 자연을 발밑에 두거나 분수처럼 물줄기의 방향을 인공적으로 바꾸는 반면, 동양은 자연을 숭배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려는 사상과 자세가 두드러진다고 했다. 그렇기에 오랜 시간 천천히 자라는 소나무의 경우 그림도 천천히 그렸다고 한다. 

박 교수는 한국화에 대해 더 깊이 설명하며 안견의 ‘몽유도원도’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등으로, 상상으로 꾸며서 그린 관념산수화와 실제 풍경을 그린 진경산수화를 비교했다.  

▲ 인문학살롱 박성식 교수 특강 모습.

또한 그는 조선시대 3대 풍속화가인 김홍도, 신윤복, 김득신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소개하며 한국화 속에 담긴 과학적인 부분과 숨겨진 상징적 의미들을 설명했다. 

박 교수는 김홍도의 ‘황묘농접’에 대해 “그림 속의 고양이와 나비는 중국말로 ‘마오(mao)’, ‘띠에(die)’인데 이는 중국에서 나이 많은 노인을 일컫는 ‘마오띠에’와 발음이 같다. 이처럼 한국화는 단순한 감상 외에도 특정한 목적이 담긴 작품이 많다”고 말했다. 그리고 윤두서의 ‘자화상’을 설명하면서 “살아있는 눈빛과 세밀한 수염의 모습에서 단순히 형체만 그리는 게 아니라 정신을 담은 그림을 그리는 한국화의 전신사조가 드러난다”고 했다. 박 교수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한국화의 큰 흐름을 소개한 뒤, 자신의 작품세계에 대해 설명했다.

박 교수는 끝으로 간단한 퀴즈를 맞힌 시민에게 직접 그린 그림이 담긴 부채를 증정했다.

박성식 교수의 강연이 끝난 뒤엔 이모션트리오가 클래식앙상블 공연으로 무대에 올라 한국화와 어울리는 곡들을 연주했다. 참석자들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로 들려주는 ‘얼음연못’, ‘별후광음’, ‘long long ago’ 등 6곡을 감상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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