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박재삼의 언어적 유전 형질과 본질에서 닮아
6월 22일 박재삼문학관서 문학상 시상식 개최

▲ 박준 시인

제7회 박재삼문학상 수상자로 박준 시인이 선정됐다.

박재삼문학관운영위원회(위원장 홍옥숙)는 본심에 오른 10권의 시집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한 결과, 박준 시인의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문지)를 최종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제7회 박재삼문학상 예심은 배한봉·김근 시인과 박현수 경북대 교수가 심사를 맡았으며, 본심은 최문자, 이상국(제2회 박재삼 문학상 수상자) 시인이 맡았다.

박재삼 문학은 한국의 내재된 언어 감각에 충실한 점과 모국어의 순결성을 눈부시게 되살리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심사위는 박준 시인의 시가 박재삼의 언어적 유전 형질과 본질에서 유사성을 띠고 있다고 평했다.

본심 심사를 맡은 최문자 이상국 시인은 "박재삼시인의 시정신과 시세계의 특성과 징후들과 상당히 부합 되어야 한다는 이유를 염두에 두면서도 서정을 갱신 보완하려는 입장과 서정의 방향전환을 꿈꾸는 시인의 시세계를 옹호한다는 의지를 보이며 심사했다"며 "소위 서정성이 스타일이 아니라 메커니즘이라는 것과 이 사실이 박재삼과 박준을 잇는 내재된 것들의 유사성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실들을 논의하고 토론을 거친 후에 심사위원은 박 준시집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시집을 선정하고 박준시인을 수상자로 확정하였다"고 밝혔다.

박준 시인은 1983년 서울에서 출생했다. 2008년 계간 『실천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는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등이 있다.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을 펴냈다. 신동엽문학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 편운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문학과 지성사

제7회 박재삼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박준 시인은 "처음 시를 쓰고 공부할 무렵 저는 박재삼을 읽으며 오래 앓았다. 문면(文面)은 다습고 아름다운데 이면(裏面)은 서늘하고 슬펐기 때문이었다"며 "책을 덮고 자리에 누워 눈을 감아도 박재삼 시의 풍경들은 제 눈앞에서 자주 일렁였습니다. 삶의 어느 자리에 머물러야 이런 시를 쓸 수 있을까 하는 우러름 섞인 질문이 이어졌다"고 회고했다.

그는 "수상 소식을 듣고 어쩌면 제가 기다렸던 ‘무엇’이 당도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저는 이 큰 상을, 상이 아닌 질문으로 받고자 한다"며 "아프게 더 아프게 시와 삶의 자리를 물어야 한다는 가르침으로 받고자 한다. 이순(耳順) 무렵의 박재삼 시인이 스스로에게 던졌던, “진실로 진실로/세상을 몰라 묻노니/별을 무슨 모양이라 하겠는가/또한 사랑을 무슨 형체라 하겠는가”라는 질문처럼 끊임없이 묻고 묻겠다"고 수상소삼을 밝혔다.

박재삼문학관 운영위는 등단 10년 이상 된 시인을 대상으로 박재삼 시인의 서정에 가장 가까이 닿아있는, 전년도(2018년 1월~12월)에 발간된 모든 시집을 대상으로 심사를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시영, 이상국, 이문재, 고영민, 이정록, 이홍섭 시인이 박재삼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대한민국 대표 서정시인 박재삼을 기리는 제21회 박재삼문학제 및 제7회 박재삼문학상 시상식이 오는 6월 21일과 22일 이틀간 노산공원 박재삼문학관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 문학제 행사는 지난해와 비슷하게 학생 백일장, 박재삼 시 암송대회, 청소년 문학상, 박재삼문학상 시상식, 박재삼 시세계 문학특강 등으로 진행된다. 시상식은 22일 오후 4시에 열린다.

▲ 본심 심사를 맡았던 최문자 이상국 시인이 박재삼 시인 동상 옆에 앉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편, 박재삼 시인은 1933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삼천포에서 자랐으며, 1953년 문예에 시조 ‘강가에서’를 추천받았고, 1955년 현대문학에 시 ‘섭리’, ‘정적’ 등이 추천되어 등단했다.

현대문학신인상, 문교부 문예상, 인촌상, 한국시협상, 노산문학상, 한국문학작가상, 평화문학상, 중앙시조대상, 조연현문학상, 제6회 올해의 애서가상 등을 수상하였고, 은관문화훈장(1997) 등을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는 시집 ‘춘향이 마음’, ‘천년의 바람’, ‘뜨거운 달’ 등 15권의 시집이 있다. ‘아름다운 삶의 무늬’ 등 9권의 수필집을 비롯해 다수의 시선집을 펴냈다.

문단에서는 박재삼 시에 대해 “가난과 설움에서 우러나온 정서를 아름답게 다듬은 언어 속에 담고, 전통적 가락에 향토적 서정과 서민생활의 고단함을 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인은 1997년 지병으로 64세 나이로 타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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