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놀자] 오동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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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놀자] 오동나무
  • 박남희 숲해설가 / 교육희망사천학부모회 사무국장
  • 승인 2019.05.2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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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동나무.

창원행 고속도로를 달리는 길에 창밖으로 드문드문 연보랏빛 꽃이 눈길을 끈다. 자연에서 보라색은 희소하기도 하고, 묘한 신비감을 주는 색 같아 매력적이다. 보랏빛 등나무 꽃이 아니라면 요맘때 피는 보라색 꽃에는 오동나무가 있다. 빨리 자라고 크게 자라는 나무라 무리지어 심겨있지 않아도 쉽게 눈에 띈다. 다만 높은 키 때문에 가까이에서 꽃을 볼 수 없다는 게 아쉽다. ‘오동잎 한잎 두잎’하는 대중가요가 떠오른다. 나뭇잎이 가장 늦게 돋아나고 가을에는 다른 나무들보다 먼저 지는 특징 때문에 누구는 오동나무를 가리켜 가을을 몰고 오는 나무라고도 한다. 

오동나무는 현삼과의 갈잎 넓은 잎 큰키나무이다. 원산지가 불분명한데 오동나무와 형제격인 참오동나무의 원산지가 우리나라 울릉도이다. 이에 비추어 볼 때 오동나무도 울릉도나 그와 가까운 어디쯤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더 애정이 가는 나무이다. 오동(梧桐)나무의 또 다른 이름으로는 ‘머귀나무’, ‘백동나무’, ‘조선오동나무’ 등이 있다. 특히 제주도와 남해안 일대에서 자라는 운향과의 머귀나무라는 이름의 나무가 있으니 구별해서 불러야 한다.  

눈길을 사로잡고 마음을 빼앗아버리는 연한 보라색 꽃을 가진 오동나무는 원뿔 모양의 꽃차례에 유독 아래를 보고 피는 특징이 있다. 여러 개의 종이 달려있는 것 같은 모습인데, 꽃잎 양면에 자잘한 솜털이 있다. 오동나무의 잎은 주로 오각형 모양의 아주 크고 넓은 편이다. 성인 어른 얼굴을 가리고도 남을 만큼 커서 옛날 시골에서는 아이들이 임시 우산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달걀 모양의 열매는 10월에 갈색으로 익는다. 그 안에 납작한 씨를 간직하고 있다. 오동나무는 한여름에 꽃차례와 꽃눈을 만들어서 겨울을 난다. 때문에 꽃과 지난해 열매가 함께 달려 있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오동나무는 잎이 넓어 풍부한 광합성이 가능해 성장 속도가 엄청 빠르다. 10년, 늦어도 15년~20년이면 키가 10미터는 족히 자라고 둘레도 제법 굵다. 옛날에 어른들은 딸이 태어나면 마당이나 논두렁에 오동나무를 심었다. 나중에 딸이 커서 혼일할 때가 되면 어느새 쓸만한 재목이 되어있다. 이 나무를 베어서 장롱이나 경대를 만들어 시집가는 딸에게 주었다. 오동나무 목재는 나뭇결이 아름답고 갈라지거나 뒤틀리지 않아 가구에 적합하다. 가구뿐만 아니라 오동나무는 가야금과 거문고 등 악기를 만드는데도 쓴다. 우리나라 악기는 물론 중국과 일본의 전통악기에도 오동나무를 사용하였다고 한다.

옛 문헌에 거문고를 만든 오동나무 이야기가 많이 기록되어 있다. 관리들이 관청이나 서원의 앞마당에 자라는 오동나무를 베어 거문고를 만들려다가 불이익을 당하고 심지어 파직되는 경우까지 있었다고 하니 오동나무의 쓰임이 어떠했는지 알 수 있다. 오동나무 잎에는 살충효과가 있다고 한다. 재래식 화장실에 오동나무 잎을 몇 개 따다가 넣어두면 벌레가 생기지 않고 나쁜 냄새도 없어진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오동나무 종류는 오동나무와 참오동나무가 있다. 얼른 보아서는 구별하기가 힘들다. 잎 뒤의 잔털이 갈색으로 통꽃 안쪽에 진한 자주색 점선 무늬가 있는 것이 참오동이고, 점선이 없는 것은 오동이다. 완전히 다른 과인 벽오동나무도 있다. 이름 때문에 늘 오동나무와 혼동되는 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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