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 “이번 주 환급이행 결정 날 것”
분양계약자들은 ‘환호’…반면 시행사 세종은 ‘침울’
에르가는 ‘대동 다숲’ 전철 밟을 듯…‘시간이 문제’

▲ ‘사천 에르가 2차’ 계약자들에게 환급의 길이 열렸다. 에르가 2차 공사 현장.

시공사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사천 흥한 에르가 2차’ 아파트 분양계약자들이 계약금을 돌려받을 길이 열렸다. 반면 시공 중이던 아파트는 옛 ‘사천 대동 다숲’ 아파트가 ‘사천 엘크루’ 아파트로 거듭났던 전철을 밟을 전망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관계자는 25일, “900여 세대 계약자 가운데 600세대 이상이 환급이행을 요구했음”을 확인했다. 이어 “승인 절차를 밟아 이번 주 중으로 환급이행 결정이 날 것”이라 전망했다.

환급이행 결정이 나면 분양계약자들은 필요한 서류를 HUG에 제출하고, HUG는 정당한 계약자에 한해 접수일로부터 30일 안에 주택보증약관에서 보증하는 계약금과 중도금을 돌려주게 된다.

앞서 HUG는 2월 24일 분양보증사고 업무설명회를 열어, 사천 에르가 2차의 실행공정률(44.53%)이 예정공정률(72.52%)에 비해 지나치게 낮아 2월 18일자로 보증사고가 났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계약자들에겐 3월 18일까지 분양이행과 환급이행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보증사고에 따른 HUG의 보증이행 방식이 환급이행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커지자 계약자들은 매우 반기고 있다. 반면 시행사인 ㈜세종알엔디는 울상이다. 투자금을 회수할 길이 사실상 없는 탓이다.

HUG는 짓다 만 아파트를 공개매각 해 새 시행사를 찾겠지만 이 과정에 HUG 역시 상당한 손실이 예상된다. 투입한 금액보다 훨씬 싸게 팔릴 가능성이 짙기 때문이다. 이 경우 HUG는 기존 시행사인 세종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겠지만 세종에 이를 갚을 여유가 있을 지는 미지수다.

그렇다면 공사가 중단된 사천 에르가 2차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사천시와 HUG 측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시간이 문제’이지 완공에 이를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 사례는 사남면 월성리에 있는 ‘사천 엘크루’에서 찾을 수 있다.

사천 엘크루의 전신은 ‘사천 대동 다숲’이었다. 대동 다숲 아파트는 ㈜대동종합건설이 2006년 6월 13일 사업승인을 얻어 2007년 6월 4일 착공에 들어갔다. 당초 2009년 5월에 준공할 예정이었으나, 사업주체인 대동건설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2008년 11월 17일부터 공사 중단에 들어갔고, 34.39%의 공정률에서 이듬해 보증사고 결정이 났다.

당시의 보증기관이던 대한주택보증(=지금의 HUG)은 계약자들에게 계약금 등을 돌려준 뒤 대동 다숲 사업권을 매각했고, 이를 대우조선해양건설㈜이 2010년 3월에 279억 원으로 사들였다. 2011년 6월에 대동에서 대우로 사업주체를 바꾸고, 10월에 새 분양자를 모집한 끝에 오늘의 사천 엘크루 아파트는 2012년 12월 3일 완성됐다. 공사 중단 시점에서 보면 4년, 보증사고 결정 후로도 3년이 훨씬 지나서야 마무리가 된 셈이다.

에르가 2차의 경우 공정률이 44.53%로 옛 대동 다숲(596세대)에 비해 다소 앞서 있다고는 하나 규모가 1295세대로 월등히 크다는 점도 감안해야 할 대목이다. 따라서 에르가 2차가 새 주인을 만나 새로운 이름의 아파트로 완성되기까지는 최소 3년의 시간은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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