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번지, 유력하나 땅의 원형 사라져 확정 어려워”
시·우리문화재연구원 한목소리…지표조사 잘못은 인정
100년 넘게 잊혔던 ‘사천 사직단’이 결국 수수께끼로 남고 마는 걸까. 조선시대 사천읍성에 딸렸던 사직단의 위치로 ‘사주리 174번지’가 유력하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땅의 원형이 훼손돼 더 이상 확인이 어렵게 됐다. <관련기사 : 3월 12일자(259호) 1면>
사천시 문화체육과는 ‘사주리 174번지가 사천 사직단 자리로 유력하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간 뒤 현장을 확인했다. 현장 확인에는 사주·용당지구 도시개발사업 관련 문화재 지표조사를 실시했던 (재)우리문화재연구원이 함께했다.
15일 사주·용당 택지개발지구에서 만난 우리문화재연구원의 권순강 부장은 먼저 “2009년 조사 당시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며 지표조사의 일부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당시 문헌조사를 통해 ‘사주리 174번지’가 ‘사(社)로 표시돼 있음을 미리 알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땐 지금처럼 자료가 충분치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날 현장에서 발견된 여러 편의 기와 조각들에 대해선 “고려 말에서 조선 초기 유형의 기와”라고 설명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사직단은 1년에 두 번 정도 제를 지내는 곳이나 제를 준비하기 위한 작은 건물을 갖추고 있었다. 따라서 국내 다른 사직단 터 주변에서는 기와편이나 그릇조각들이 흔하게 발견된다.
현장을 살핀 권 부장은 “지목에 ‘사(社) 표시가 있고 기와편들이 다수 발견되는 것으로 봐선 사직단 자리가 유력해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으로선 땅이 다 파헤쳐진 상태라 확정해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사천시도 이와 비슷한 입장이다. 시는 추가 발굴 작업도 큰 의미가 없다고 보고, 다른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