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회 경상남도연극제 8일부터 23일까지 사천서
도내 14개 극단 열띤 경연…풍성한 축하공연 함께
‘더 지역 속으로’ 창작 초연·지역 브랜드 공연 눈길

경남연극인들의 축제이자 도내 극단들의 다양한 래퍼토리를 즐길 수 있는 제37회 경상남도연극제가 오는 8일 사천시문화예술회관에서 화려한 막이 오른다. 올해 연극제는 ‘다시, 삶을 노래하다’라는 주제로 13개 지부 14개 극단이 참가해 열띤 경연을 펼친다.

올해 연극제 슬로건인 ‘다시, 삶을 노래하다’는 도민들과 함께하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SNS 공모전을 통해 확정됐다. 이 슬로건은 ‘우리네 세상살이가 삭막하고 별 볼일 없고 초라하더라도 이번 연극제를 통해 삶 속에 숨겨진 가치, 희망, 아름다움, 고귀함을 찾아보자’는 바람을 담았다.

#지역을 알리고 삶을 노래하고

▲ 극단 장자번덕의 천년의 마블

올해 연극제는 지역브랜드 공연 5개와 창작 초연 공연 4개 등 어느 해보다 풍성한 볼륨을 자랑한다. 지역 브랜드 공연을 살펴보면, 먼저 경연 첫날 인 9일 사천 극단 장자번덕은 창작뮤지컬 ‘천년의 마블’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사천시 흥사리에 있는 보물 제614호 매향비를 소재로 활용한 공연 컨텐츠 개발 일환으로 기획됐다. 장자번덕은 사천 역사문화콘텐츠를 바탕으로 게임과 역사, 가상과 현실, 유년과 현재, 추억과 미래 등을 공연 속에 녹여낼 예정이다.
 

▲ 극단 이루마 <괴물이라 불리던 사나이>

10일 사천시문화예술회관 무대에 오르는 김해 극단 이루마의 ‘괴물이라 불리던 사나이’는 김해 역사 인물 찾기 시리즈 2탄으로 1970년대 유신치하에 저항하다 30대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한 김해 출신 한 민주운동가의 연대기를 다뤘다. 17일 사천문화원에서는 함양 극단 문화모임 광대의 ‘연리목 이야기’가 무대에 오른다. 이 연극은 서로 다른 뿌리를 내린 두 나무가 한 몸통이 된 함양 상림의 연리목을 소재로 삼아 함양 사람들의 삶과 사랑 이야기를 펼친다. 함양군 정진사댁 연이 아씨와 약초꾼 동이의 신분과 편견을 초월한 애절한 사랑을 그렸다.
 

▲ 극단 벅수골 <연못가의 향수>

20일 사천시문화예술회관에는 통영 극단 벅수글의 ‘연못가의 향수’가 관객들을 만난다. 이 연극은 통영이 낳은 세계적인 음악가이자 국가폭력의 희생자였던 윤이상 선생의 삶을 제자들이 추억해나가는 내용으로 전개되며,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릳들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진해 극단 고도는 23일 사천문화원에서 ‘제압할 진 바다 해’라는 연극을 선보인다. 이 연극은 근대문화유산이 잘 보존되어 있는 진해의 옛 이야기를 발굴, 지역문화콘텐츠로 개발한 것으로, 지역의 역사와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펼쳐진다.
 

#창작 초연 작품 다양한 주제 담았다

극단 예도 <꽃을 피게 하는 것은>

이번 연극제 희곡상을 노리고 있는 창작 초연 작품들도 풍성하다. 거제 극단 예도는 오는 18일 사천시문화예술회관에서 ‘꽃을 피게 하는 것은’이라는 작품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학교를 배경으로 이 땅의 선생님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이를 통해 선생님들의 고뇌를 표현하고, 위로의 말을 전한다. 
 

▲ 극단 양산 <소풍가는 길>

극단 양산은 19일 사천문화원에서 ‘소풍가는 길’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이 공연은 우리네 부모님들이 어떻게 만났고, 어떻게 살아왔는가에 주목했다. 할아버지는 치매 걸린 할머니와 함께 소풍을 가듯 아들을 만나러 간다. 늙은 부부는 과연 아들을 만날 수 있을까?
 

극단 미소 <그 가게는 위험하다>

창원 극단 미소는 21일 사천문화원에서 ‘그 가게는 위험하다’ 공연을 선보인다. 이 연극은 너무나 익숙해 그 소중함에 신경을 두지 않는 존재, 가족의 의미에 주목했다. 패륜적 사건이 판치는 시대에 가족의 소중함을 절절하게 그렸다.

22일 거창 극단 입체는 사천시문화예술회관에서 ‘투사-어느 시인을 위한 기억’을 공연한다. 이 연극은 예술의 심장인 시는 무엇이고, 시를 쓰는 시인은 무엇을 하는 사람이며, 그 시대에 어떠한 존재여야 하는 지를 묻는다. 연극은 격변기 한국사회를 살다간 시인 권환과 임화의 이야기를 다뤘다.

#올해의 대상작은?

이번 연극제 폐막식 및 시상식은 23일 오후 7시 사천시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된다. 단체상으로 대상 1개 팀, 금상 2개, 은상 3개 팀이 수상하며 개인상으로 연기대상 2명, 우수연기상 3명, 신인연기상과 희곡상, 연출상, 무대예술상 각 1명씩 뽑아 시상한다.

공로상은 경남연극의 발전을 위해 공로가 있는 사람에게 이사회 논의를 통해 선정하기로 했다. 단체 대상을 받은 작품은 올해 6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4회 대한민국연극제에 참가하게 된다. 경남은 전국연극제란 이름으로 치러지던 대회 때부터 우수한 성적을 거둔 바 있다.

#풍성한 축하 공연 함께

올해 연극제는 경연과 함께 축제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본 공연 외에도 다양한 볼거리가 준비돼 있다. 먼저 8일 오후 7시 30분 사천시문화예술회관에서는 개막 축하공연으로 ‘퓨전 플라멩코팀 옴팡’의 <다시, 삶을 노래하다> 공연이 펼쳐진다. 기타와 타악기, 노래, 바이올린, 무용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무대를 맛볼 수 있다.
 

▲ 플라멩코 그룹 옴팡의 축하공연.

10일 오후 6시50분 사천시문화예술회관 로비에서는 전통예술원의 마루의 ‘판굿과 잡희’놀음이, 12일 같은 시각에는 USD현대무용단의 ‘비둘기의 환상’ 춤 공연, 14일에는 주우혁 마술사의 ‘마술로 꿈꾸는 행복한 세상’, 16일에는 이모션 트리오의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 감성연주, 18일에는 어쿠스틱 브라더스의 어쿠스틱 음악 공연이 이어진다. 20일에는 문화예술창작집단 울림의 시와 문학이 있는 문학콘서트, 22일에는 극단 장자번덕 출신 무용가 이영자 씨의 플라멩코 공연이 이어진다. 사천문화원에서는 9일과 13일, 17일, 21일 저녁 6시50분 가수 김기웅 씨의 포크 공연이, 11일과 19일, 23일에는 지역가수 박재범 씨의 통기타 라이브 무대가 펼쳐진다.

이번 연극제를 준비한 이훈호 경남연극제 운영위원장(극단 장자번덕 대표)은 “이번 연극제에서 각 극단은 삶 속에 숨겨진 가치, 희망, 아름다움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라며 “많은 분들이 함께 해 연극을 즐기고 행복한 시간을 나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