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명중학생들의 ‘태평양 너머’ 여행
②김지우 학생이 들려주는 ‘로키’ 이야기

 

▲ 지난해 여름, 캐나다 로키산맥을 여행중인 곤명중 학생들.

지난기사(253호) 유학의 꿈을 품게 해준 ‘캐나다 밴쿠버’ 여행

이 글은 전교생이 16명뿐인, 사천에서 가장 작은 학교, 곤명중학교에서 보내왔다. 지난 여름방학에 다양한 문화체험과 국제적 안목을 키우는 뜻에서 2·3학년 모든 학생(=10명)이 미국·캐나다 여행을 다녀온 뒤 소중한 경험과 추억을 글로 표현했다. 보기에 따라 투박하다 여길 수 있으나, 곤명중 학생들의 꿈을 응원하는 뜻에서 두 번에 걸쳐 지면으로 소개한다. -편집자-    

 

8월 14일 아침. 7시에 일어나 7시 반에 아침을 먹었다. 아침을 먹기 전에 짐도 챙기고 캐리어도 실어야 해서 좀 정신이 없었지만, 그래도 아침은 먹어야 하기에 바삐 서둘렀다.

다행히 출발 시간 8시에 딱 맞췄다. 로키 투어 버스를 타기로 한 장소에 거의 도착했을 때 홈스테이 아저씨께서 예상보다 20분 일찍 도착했다고 하셨다. 차가 막히지 않고 일찍 도착하게 되어 앞으로의 여행도 즐거울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버스에 올랐다. 이 버스로 장장 10시간 가량을 가야 로키에 도착할 수 있다고 했다. 버스 출발 후 1시간쯤 지난 후 점심으로 된장찌개를 먹었는데, 현지 사람 입맛에 맞춰서 그런지 김치가 한국 김치와 달라 입에 맞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것들은 맛이 괜찮았다.

버스에서의 지루한 시간이 계속 이어졌다. 다행히 안내하는 분의 재미있는 입담에 웃고, 캐나다의 경치 구경도 하며, 긴 시간을 견딜 수 있었다. 로키의 아름다운 경치를 생각하니 빨리 내일이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드디어 로키 여행을 시작하는 날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미역국과 밥을 먹었다. 오랜만의 한국식 아침 식사가 반가웠다. 식사 후 버스를 타고 로키 여행을 시작했다.

▲ 눈 녹은 개울물에 손을 담그고...

로키에서 처음 간 곳은 폭포였다. 캐나다에 오기 전 나이아가라 폭포에 가고 싶었는데, 거기에 비하면 규모는 작아도, 내 생애 처음 본 규모의 폭포를 보니 저절로 탄성이 나왔다.

이 폭포의 물이 로키에서의 빙하가 녹으면서 흘러내린 것이라고 하는데, 정말 차가울 것 같았다. 폭포 하나만 보고도 감탄이 나왔는데, 로키를 5번 다녀왔다는 홈스테이 아저씨의 말이 이해가 되었다.

우리는 경치가 좋은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비록 샌드위치였지만 경치가 너무 좋아서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점심을 먹고, 빙하에 가기 위해 설상차를 타려고 줄을 서고 있었는데 설상차 바퀴가 너무 커서 우리는 신기하게 바라봤다. 미끄럽고, 경사가 매우 급한 곳도 잘 가는 설상차를 타면서 이곳의 자동차 기술이 매우 발전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 설상차 앞에서

드디어 빙하에 올랐다. 팔각수도 마셨다. 수천 년 전 생겨난 그런 곳에 직접 와보니 한국에서는 할 수 없는 체험이 너무 신기하고 좋았다. 얼마 안 된 로키 여행이지만 ‘다음에 꼭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해준 그러한 체험이었다.

다음 날, 아침 7시에 일어났다. 원래 6시에 일어나는 거였는데 전날 수영장에서 몇 시간 동안 신나게 놀다보니 모닝콜이 울려도 깨지 못했다.

8시에 버스를 타고 아사이 베리 판매점으로 견학을 갔다. 아사이베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아, 세상엔 이런 효능을 가진 제품도 있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내 지식이 레벨업 되는 것을 느꼈다. 우리나라에서도 블루베리, 아사이베리 등 각종 베리를 생산한다는 것을 여행 뒤에 알게 되었다.

우리는 세계 10대 절경 중 하나인 레이크 루이스로 갔다. 원래는 어제 가는 코스였는데, 한국엔 없는 ‘버스 기사 운전 제한 시간’을 맞추기 위해 일정을 변경했다는 말을 듣고 우리나라도 이런 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레이크 루이스는 ‘호수’다. 레이크 루이스라는 이름은 빅토리아 여왕의 넷째 딸 루이스의 남편이 이곳이 너무 예뻐서 아내 이름을 붙인 데서 유래했단다. ‘레이크’가 루이스 앞에 있는 이유는 루이스가 영국 왕족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제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했다.

레이크 루이스 옆에는 클래식한 호텔이 있었는데, ‘나중에 꼭 여기 호텔에서 호수를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레이크 루이스에서 카약을 타는 사람도 간간이 보였다. 참 평화로운 광경이었다.

레이크 루이스를 본 뒤, 에메랄드 호수에도 갔다. 여기 물 색깔은 이름 그대로 에메랄드 색이었다. 호수의 아름다움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그런 멋진 광경이었다.

▲ '레이크 루이스'를 배경으로

이국적이고 장엄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던 로키! 하지만 내가 본 것은 로키의 아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음을 안다. 5번 이상을 다녀와도 또 가고 싶고, 다 알지 못한다는 홈스테이 아저씨의 말은 괜한 말이 아니었다. 로키를 보고 난 후, 정말 캐나다에 오래 머물고 싶고, 이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으니까.

로키 여행 마지막 날. 내 생애 마지막 로키 여행이 아니길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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