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제윤경 국회의원

‘혁신성장’·‘최저임금 비판’을 비판하다
‘연동형비례’에 “인식엔 동의하지만...”

새해를 맞아 지역 국회의원으로부터 국내 주요 정치·경제 현안과 사천의 지역 문제에 대한 견해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사천남해하동지역구를 맡은 지 1년에 이른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은 “안타깝다”는 소회를 밝히며, 새해엔 대안 정치세력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남겼다. 제 의원은 10일 오후 아르떼리조트에서 만났다. / 편집자주

▲ 제윤경 국회의원.

▲새해인사부터...

=작년에는 내려오자마자 선거부터 치르느라 많은 사람들의 얘길 못 들었다. 올해는 시민들 얘기 많이 들으면서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을 찾겠다. 시민들과 더 소통하겠다.

▲사천남해하동 지역구를 맡은 지 1년이 지나고 있다. 감회가 있다면?

=지난 1년은 지역을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많이 배우면서도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 ‘한 정치세력이 장기집권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에 대한 안타까움이면서, ‘그럼에도 우리가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었다. 새해엔 지역에서도 대안 정치세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

▲‘좀 애매한 시기에 내려왔다는 생각을 했다’는 말을 했는데, 무슨 뜻인지?

=당내 선거에 개입하기가 좀 늦었더란 얘기다. 대선 때 (당에)사람들이 많이 모였던 것 같은데, 하지만 당의 가치를 당원들에게 내재화시키는 과정이 충분치 않은 듯 했다. 그러다 바로 지방선거로 이어지니 내부 경쟁이 치열했고, 갈등도 많았다. 작년 한 해는 갈등을 정리하는 과정이었다고 보면 맞겠다. 올해는 외연을 확장할 것이다. 인사 영입보다는 이슈 중심으로 자문단을 꾸리고 시민사회와 연대 활동을 해나갈 생각이다. 당 바깥에서 오래 활동한 경험을 살리겠다.

▲경제 문제로 걱정하는 시민들이 많다. 어떤 얘길 할 수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께서 신년기자회견에서 정확히 표현하신 것 같다. 예전과 같은 고도성장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이게 솔직한 거다. 그런데도 그동안 정부 내 일부 경제 관료들을 중심으로 혁신성장을 주장해왔다. 혁신성장이란 결국 비용절감을 하면서 투자수익을 높이겠다는 것인데,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줄이겠다는 것 아닌가.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하면서 모순된 얘기다.

▲그렇다고 성장을 얘기하지 않기도 힘들 텐데...

=4차 산업혁명은 무시무시할 정도로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는 내용이다. 엄청난 혁신이 성장의 목표라면, 혁신에 성공한 소수는 고수익이 보장 되고, 나머지 다수는 일자리를 잃는다는 걸 의미한다. 불평등이 커지는 거다. 따라서 유럽처럼 혁신성장을 목표로 하려면 일자리 소멸에 따른 기본수당 논의가 같이 붙어야 하는데, 우린 그러지 못하고 있다. 기본소득에 저항하는 세력 때문에 공정경제 기반 없이 혁신성장만 남은 셈이다. 우리 당도 더 중심을 잡아야 한다.

▲우리 경제가 이렇게 힘든 시기를 보내는 이유가 뭐라고 보나?

=사실 우리 경제 성장률이 그리 낮지 않다. 세계적 추세다. 오히려 생산보다 자본에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이 더 높은 게 문제다. GDP 1600조의 절반 정도가 사내유보금인데, 대부분 부동산에 투자돼 있다. 생산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더 늘려야 한다.

▲일각에선 최저임금에 그 원인을 돌리기도 하는데...

=그렇게 호들갑을 떠는 언론들이 있다. 서울의 명동 상인들도 최저임금을 부담하기 힘들어 한다고 보도하는데, 치솟는 임대료를 성토하는 기사를 그렇게 써봤는지 묻고 싶다. 시간당 8만 원도 아니고 8천 원 대다. 임대료와 땅값은 그보다 훨씬 더 살인적으로 올랐다. 경제 생태계를 파괴한 건 최저임금이 아니라 부동산이었다. 한 지인은 “잔업을 하지 않고도 그만큼의 월급을 받을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말하더라. 그 사람은 딱 최저임금 정도만 받는다. 인상률이 조금 높다고 볼 순 있으나 시간당 8천 원, 최저임금 선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 정도는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해선 어떤 생각인가?

=51% 승자가 49% 패자의 대표성을 100% 다 갖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 따라서 그 방안으로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취지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의원 정수를 늘린다든가 지역구 의석을 줄인다든가 하는 문제는 국민을 설득해야 하는 일이라 매우 어려운 일이다. 특정 정치 집단이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선거제도와 관련해선 복잡한 이야기가 숨어 있어, 소신을 갖기엔 한계가 있다.

▲경제문제 못지않게 정주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크다. 어찌 보는지?

=중요한 문제다. 장기적인 도시계획 없이 너무 파편화 된 정책으로 일관해온 것 아닌가 싶다. 이번에 고가도로 논란도 마찬가지다. 출퇴근 시간 단순 체증이 문제라면 참을 수 있는 정도다. 오히려 진주에서 출퇴근하는 사람들 불편 덜어주는 일이 될 수 있는데, 그걸 왜 사천이 고민해야 하나. 사천시 인구 변화나 사천진주 생활권 통합 등 근본적 이유가 있을 때면 모르겠다. 학교와 통학로, 병원, 문화시설 등 해결할 문제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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