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군 사고 조사위 21일 최종 조사 결과 발표
KAI “조사 결과 겸허히 수용…재발방지 노력”

▲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자료 사진(사진=뉴스사천 DB)

지난 7월 발생한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추락 사고 원인이 해외업체가 납품한 핵심 부품 결함 때문이었다는 최종 사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헬기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입장자료를 통해 “사고 조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철저한 품질관리로 재발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민·관·군 합동 조사위원회는 엔진에서 동력을 받아 헬기 프로펠러를 돌게 하는 중심축(로터 마스터)이 제조상의 문제로 균열이 발생해 이륙하자마자 사고가 났다고 21일 발표했다. 마린온 2호기는 지난 7월 17일 포항공항에서 정비를 마치고 정비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시험비행하다 13.7m 상공에서 추락해 탑승했던 해병대 장병 5명이 순직했다.

문제가 된 로터마스터는 프랑스 오베르듀발사가 제작한 것이다. 조사 결과, 오베르듀발사는 열처리 공정을 공랭식이 아닌 수랭식으로 진행해 균열이 발생했다. 조사위에 따르면, 오베르듀발사는 공정오류 인지 이후 추가 열처리를 하는 자체 보완을 한 뒤 로터마스트 완제품 제작사인 AH에 납품했다. AH사는 로터마스트 내부와 외부를 자분탐상검사해 균열을 탐지하는 공정이 있으나, 사고기와 동일 로트의 로터마스트 4개중 3개는 균열을 탐지하지 못했다. 균열이 발생한 로터마스트 3개 중 1개가 마린온에 장착됐고, 나머지 2개는 마린온의 모체인 육군의 기동헬기 ‘수리온’에 장착됐다. 조사위는 열처리 잘못으로 로터마스트의 강도가 약해졌고 비행운영 중 피로균열이 발생해 로터마스트가 떨어져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위는 비행데이터 분석 결과, 시험비행 절차가 준수됐고, 메인로터 탈락 이전까지 마린온이 정상 작동했으며, 조종, 엔진, 동력전달 계통도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마린온을 생산한 KAI는 한시름 놓은 분위기다. 설계나 구조 결함으로 결론 났을 경우 회사 신뢰도는 물론 군납품과 해외수출 자체가 어려워 질 수 있었기 때문. 단순 부품 결함일 경우 부품을 교체하고 다시 생산에 나설 수 있다. 해외 수출 협상 또한 부담을 덜었다.

KAI는 21일 입장 자료를 통해 “지난 7월 17일 해병대 마린온 사고로 순직하신 장병들의 명복을 빌며, 부상 장병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고, 유가족과 부상자 가족 분들께 깊은 애도와 함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KAI는 “이번 사고조사위원회의 최종 발표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철저한 품질관리로 사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다”며 “사고 이후 KAI와 협력업체는 항공기 품질 향상을 위해 무결점 품질 운동을 선포하고, 비행안전 품목에 대한 관리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등 항공기 품질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AI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우리 군과 국민이 신뢰 할 수 있는 항공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해병대는 이번 최종 조사결과가 나온 만큼 마린온의 비행을 단계적으로 재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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