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문화원, 제1회 영호남사투리 경연대회 열어
영호남 15개 문화원 함께 소통과 공감의 장 마련
학생부 이누리 외 2명·일반부 사천 박숙자 씨 대상

▲ 제1회 영호남사투리경연대회가 지난 30일 사천문화원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그날이 정월대보름이었다고라. 여그저그서 삘겋고 누런띠한 아줌씨 아자씨들이 징 꽹메기를 들이데 쌋?? 혼을 쑤욱 빼놓아 뿐디 씨끄러워 살 수가 없는 기라.” 
“어무니요, 아부지랑 온천이나 당겨오시오. 돈을 준깨롱. 나는 디지면 디져도야. 일본은 안 간다 했으야.”
“서울 양반은 감시를 모르는 갑네. 감시는 바다의 왕자라 하는 감성돔이고, 갱거리는 가리비라.”
“춘향아~ 우덜도 업고 놀자. 도련님도~ 업고 놀다 미끄러운 장판서 자빠지면 어떻게 하려 그러우.”

각 지방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특색 있는 사투리(방언)로 영호남이 하나 되는 행사가 열렸다. 사천문화원(원장 장병석)이 지난 11월 30일 문화원 대강당에서 제1회 영호남 사투리 경연대회를 열었다. 

이 대회는 지역의 언어가 가지는 역사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를 찾아보고, 영남과 호남이 함께 경연을 통해 서로의 문화와 언어를 교감하는 취지로 올해 처음 열렸다. 

영호남 15개 문화원이 이번 대회에 함께 했으며, 학생부 10팀과 일반부 24개 팀이 열띤 경연을 펼쳤다.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각자 자기고장의 사투리를 맛깔나게 소화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학생들은 서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고사성어를 설명하기도 하고, 일상 속 소소한 이야기를 재치있게 풀어냈다.  

고성문화원에서 참가한 최유나 학생은 “평소 할머니와 이야기할때 사투리를 쓰긴 쓰는데, 이번 대회에 나오기 위해 많은 연습했다”며 “보는 분들의 반응이 좋아서 즐거웠다. 다음에 또 나오고 싶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각자 동네에서 내려오는 사투리를 귀엽게 구사했다면, 일반부 참가자들은 독도 수호부터 고장 명소 탐방, 판소리, 젊은 시절 사랑이야기까지 구성지게 사투리를 구사했다. 

관객들은 잘 모르는 표현이 나오면 옆 사람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박수를 치며 대회를 즐겼다. 관객들은 “조금 어색한 표현이 많았지만, 영남과 호남이 하나되는 모습이 이채롭고 너무 좋았다”고 평했다. 

이날 대회에 함께한 완도문화원 이석 사무국장은 “사천문화원에서 재밌는 대회를 열었다”며 “대회가 더욱 발전해 전국 사투리 경연대회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각 지역의 사투리가 이렇게 다양한 줄 몰랐다. 많이 보고 배우고 간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주관한 장병석 사천문화원장은 “사천의 지리적 특성과 생활양식이 영·호남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영·호남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즐겁게 어울려 화합하면서 영호남이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신현경 사천시문화관광과장은 “이번 대회가 사라져가는 지역의 고유방언을 시민들에게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학생부 경연은 경남 고성군의 이누리 외 2명의 학생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일반부는 경남 사천시 박수덕 씨가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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