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삼천포지사 조태욱씨, 부당 인사 철회 요구하며 1위 시위

지난 6일 KT인천 계양지사에서 삼천포지사로 발령을 받은 조태욱(49세)씨는 3일째 회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6일 KT인천 계양지사에서 삼천포지사로 발령을 받은 조태욱(49세)씨는 3일째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인천에서만 20년 넘게 근무했던 조씨는 정든 직장을 갑자기 떠나 이곳으로 왔다. 9월30일 회사측의 일방적인 인사 통보로 삼천포지사로 발령이 난 후 가족을 남겨 두고 삼천포로 근무지를 옮겼고, 출근 첫날부터 부당 인사와 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선 것이다.

낯선 이곳까지 갑자기 옮겼지만, 회사측이 사택을 제공하는 등의 배려를 해 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회사 바로 앞 길거리에서 텐트 생활을 하고 있다는 그는 퇴근 후에도 홀로 시위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다. 사천시가 불법이라며 텐트 철거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조씨는 “회사 내규에 편도 50km 이상, 출근시간이 1시간 이상이면 사택을 제공해 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KT삼천포지사는 “강제 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사택을 제공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현재 삼천포지사에는 지사장의 사택만 있다.

조씨처럼 현 근무처에서 이렇게 먼 곳까지 인사 발령을 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이 조씨와 KT관계자의 얘기다. 삼천포지사만 하더라도 삼천포나 인근 시군에서 거주하는 직원이 대부분이다.

조씨는 “15년 동안 노동운동을 하면서 KT내부의 비민주적인 행태와 비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회사측이 나를 쫓아내기 위해 이곳으로 발령을 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1인 시위 중인 조태욱 씨.
사실 조씨는 2003년 KT의 불법 영업 등을 담은 자료를 외부로 유출, 폭로했다는 이유로 해직됐다가 소송을 통해 집권 남용에 의한 부당 해고라는 판결이 나 원직 복직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지난해 말 KT노조위원장 선거에 출마했던 조씨는 선거 과정에 회사측 등의 개입으로 낙선했다며 회사측과 현 노조지도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올해 7월에는 KT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하게 된 배경 등을 기자회견을 통해 폭로하는 등 회사측의 반민주적인 행태를 외부로 알렸다.

이 과정에서 조씨가 몇 차례 공가 등의 휴가를 냈는데, 회사측은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단결근으로 처리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노동청의 출석 요구로 연가를 낸 것도 무단결근으로 처리했다”고 조씨는 주장한다.

“이후 회사측은 영업방해,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나를 경찰에 고소하고, 올해 7,8월 두 차례에 걸쳐 인사위원회를 열어 무단결근 등을 이유로 감봉 1개월, 감봉 6개월 등 해직 다음인 감봉의 중징계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맞서 조씨는 노동위원회에 부당 인사 조치에 대한 구제를 노동위원회에서 신청했다.

KT 삼천포 지사 건물.
조씨는 또 “근속 승진에서 6번이나 누락돼 이 역시 구제신청을 했는데, 중앙노동위와 행정소송에서 모두 이겼다”고 말했다.

조씨는 “KT노조에서도 이번 인사 조치가 부당하다”면서 “회사에 대응하겠다는 얘기를 했지만, 아직 아무런 소식이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KT노조측은 전화통화에서“현재 노조가 극기 훈련 중이라서 통화하기 힘들다”면서 “다음 주 월요일에 다시 통화를 하자”고 말했다.

KT본사 경영지원팀 관계자와 전화통화를 했는데, “자신이 담당하는 업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조금 후에 다시 연락을 준다”고 했지만 이날 오후 내내 연락이 없었다.

조씨는 “회사측의 탄압이 계속 되더라도 KT의 민주화를 위해 계속 활동을 해 나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KT노조측과 KT본사의 명확한 입장을 듣기 위해 다시 취재해서 기사를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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