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플라스틱 섬>

▲ 이명애 지음 / 상출판사 / 2014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가 가득한 남태평양의 어느 섬, 생존을 위해 가져온 짐과 도구를 압수당하고 섬에 떠밀려온 있는 쓰레기만을 재활용하여 생존해야하는 프로그램을 TV에서 본 적이 있다. 멀리 보이는 아름다운 섬은 가까이 다가갈수록 온갖 쓰레기들로 가득하고, 그것이 대부분이 ‘플라스틱’ 이라는 점에서 나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생각해보면 작게는 내 책상위에 놓여 있는 음료수 컵에서부터 장난감, 가전제품,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플라스틱은 우리의 모든 일상생활을 잠식해가고 있다. 몇 십 년, 길게는 몇 백 년이 지나야 분해되어 사라진다는 플라스틱은 소각도 매립도 힘겨워 바다와 땅을 오염시키고 결국은 동물과 인간의 생존마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플라스틱으로 인해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건 해양 생물이다.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은 오랜 시간이 지나 미세한 플라스틱으로 잘게 쪼개어져 해양생물이 쉽게 먹을 수 있는 형태로 변한다. 플라스틱의 독성물질에 오염된 해양생물은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는 인간의 식탁에까지 결국 오르게 된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죽은 새끼 향유고래의 사인이 플라스틱 폐기물 29kg을 삼켰기 때문이라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사체를 부검해보니 고래의 소화기관에서는 비닐봉지, 플라스틱용기, 포대자루, 그물과 밧줄 등이 나왔다. 이로 인해 고래가 플라스틱을 소화시키거나 배설 할 수가 없어 복막염으로 사망했던 것이다.

이 책은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바다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바다 새가 인간의 문명을 바라본 관점에서 쓴 그림책이다. 거대한 플라스틱 섬의 동물들은 환경에 적응하는 법을 점차 터득하지만, 플라스틱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먹이로 착각해서 먹기도 하고, 그물 속에 갇히기도 하며, 폐타이어에 껴서 목숨을 잃기도 한다. 알록달록한 것이 늘어날수록 아름다운 자연과 동물들은 점점 사라져 간다. 작가는 우리가 느끼지도 못하는 사이 소중한 것들이 하나씩 사라져 가는 안타까움에 자연의 소중함을 아이들과 함께 소통하고 싶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자연 환경과 생물의 중요성 대하여 부모와 아이가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이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