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인생을 귀하게 만든 한식 대가의 마음수업

▲ 「심영순, 고귀한 인생 한 그릇」 심영순 / 인플루엔셜 / 2016

요즘 대한민국의 방송 트렌드는 쿡방이다. 인터넷 방송을 시작으로 불어 닥친 먹방(먹는 방송)은 유명 요리사들과 연예인들을 앞세운 쿡방(요리하는 방송)으로 진화하면서 시청자들의 식욕을 자극하며 삶의 휴식이 되고 있다.

이 책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식의 대가, 명문가의 ‘요리 독선생’이자, 네 딸의 엄마로 살아온 심영순 요리연구원장의 77년 인생 내공을 담은 에세이(essay)이다.

아들을 중시하는 유교집안의 막내딸로 태어나 어머니의 모진 구박을 받으며 어린 시절을 보낸 저자는 서너 살부터 부엌일과 살림 법을 배우고 익혔다. 제사가 많은 집안 분위기로 인해 요리를 접할 기회가 많았고, 음식 맛은 정성에 비례한다는 것을 어린 나이에 깨달아 항상 자신이 만드는 음식에 마음과 책임을 담고자 애썼다. 

결혼 후 한 집에서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를 모시면서도 하루도 빠짐없이 제철음식으로 밥상을 차려내었고, 아이들 도시락이 학교에 소문나면서 학부모 대상 요리수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 후 재벌가를 비롯해 명문가의 ‘요리 독선생’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고되게 일해 본 사람만이 가지는 고마운 마음, 모질었던 어머니에게 배운 단단함, 타협하지 않는 의연함, 작은 밥상도 정성을 다하는 고귀함, 한식에 대한 곧은 마음, 요리를 통해 세상을 배우는 겸허함 등 70년간 부엌에서 깨달은 심영순 원장의 마음가짐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내 가족에게 지어 먹이는 마음으로 만들지 않는다면 아예 요리를 하지 않아야 한다며 작은 밥상이라도 먹는 이의 건강을 생각하며 정성과 사랑을 담아야 한다는 저자의 한평생 삶의 철학이 우리에게도 고귀한 인생수업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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