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남자. 2018.

바다를 향해 낚싯대 드리운 사람을 만나게 되면 잠시 가슴이 멍해지는 기분을 느끼곤 했다. 지금은 이 세상 사람은 아니지만 짧은 인연동안 만나 참 좋았던 그 남자가 있었다.

 2016년도 여름, 몇 번의 면식만 있던 그 남자는 자신이 낚시하러 자주 들어가는 홍도로 우리를 초대했다. 그 곳에 미리 가 있던 그 남자를 대신해, 그의 아내를 우리 일행 차에 싣고 바람같이 떠난 2박3일의 홍도여행이었다. 아이같이 들 뜬 기분으로 배에 몸을 실었고, 일용할 양식으로 입안이 비린내 배이도록 바다를 넣으리라는 상상에 행복했다. 도착하자마자 그 남자가 건져 올린 고기를 회로 구이로 탕으로 열심히 먹어댔고, 그 남자는 그런 우리를 위해 바다 한가운데 갯바위에 서서 하루 종일 낚싯줄을 건져 올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꿈같은 날이 지나고 우리 일행이 떠나오는 날에도 그 남자는 여전히 그 갯바위에 남았고, 멀어져 가는 갯바위를 보며 배에서 글 한수를 지어 그 남자에게 보냈던 기억이 난다.

 바다 한 가운데 우뚝 솟은 저 갯바위에, 작은 점 하나 눈에 들어오더니, 지쳐 힘겨운 갈매기 한 마리 앉은 게 아니었더이다. 그 남자, 어찌 저리 뜨거운 바위에 홀로 서 있는가. 바다 속을 꿰뚫는 대장부의 호기는, 홍도2구에 두고 온 철없는 지기들, 호사스러운 바다 맛 먹일 기세로, 바다로 쉼 없이 낚싯줄을 드리운다 던져댄다. 태양빛 힘껏 쏟아 붓는 갯바위 모퉁이, 모기들 힘껏 빨아대는 난지에서, 조금 더 욕심을 부려보는 심정으로, 자꾸만 바다만 바라본다 달래본다. 하늘은 본디, 욕심 버리는 법을 배우라 그대를 바다로 불렀는데, 오늘만은 저 강태공 마음 예전과 같지 아니하니, 평정심 잃지 마라 위급도 마음수양, 점점 더 달군다 바다가 들끓는다. 외로운 갯바위의 젊은 강태공아, 육지에 남아있는 처자식이 그리워하오, 이제는 제발 좀 내려오소, 이젠 그만 그 대를 거둬주소. 짧은 인연 이내 몸도, 그대 갯바위에 홀로 두고 온 마음 찢어진데, 내 낭군 홀홀단신 남겨두고 오는 그대 아내 심정은, 하늘만 알것소 저 바다만 알것소. 바다만 사랑하지 말아 주오, 바다 속만 꿰뚫지 말아주오, 바다샘 내고 있는 젊고 예쁜 그대 처자, 그 마음도 꿰뚫어 주오 보오. 그대 어찌 천하를 낚으려 하는가, 천하보다 이불 속 내 여자가 더 월척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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