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을 위한 음식 속에 담긴 세상 이야기

▲ 「청소년을 위한 음식의 사회학」폴라 에이어 글 / 그린북 / 2016

커브길을 도는 순간, 빼곡히 돼지를 싣고 달리던 앞 차에서 돼지가 뛰어 내렸다. 급히 차선을 변경하고 아찔한 순간을 넘긴 후 드는 생각, 어제 먹은 삼겹살은 어떻게 내 입으로 들어온 걸까?

전 세계 인구 아홉 명 중 한 명이 굶주리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게 먹을 것이 넘쳐나는 요즘, 저자는 먹기에 앞서 중요한 질문들을 떠올려보자고 한다. 이를테면 슈퍼 옥수수는 무엇으로 키웠는지, 미국산 소는 어떻게 우리 식탁에까지 왔는지, 마트에 진열된 감자칩은 어떤 경로를 통해 판매되는지 등 ‘알고 먹자’는 것이다.

목숨을 걸며 사냥을 하고 논밭을 일구어야만 음식을 얻을 수 있었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큰 슈퍼마켓에 가거나 클릭 한 번으로 정보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손쉽게 얻고 편리해진 만큼 먹거리 질도 그때보다 나아졌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식품들은 대부분 몇몇 다국적 기업이 지배하고 있다. 이 거대 자본이 시장을 잠식함에 따라 적은 투자로 큰 이윤을 남기기 위해 식품들이 점점 단일 품종화 되고 있다. 토마토나 감자 등을 한 종류만 먹는다고 무슨 대수냐고 하겠지만 병충해, 기후 변화 등으로 피해를 입었을 때 식량 공급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가 있다.

또한 어마어마한 육식 소비량을 따라가기 위해 파괴되는 환경과 그로 인해 굶주리는 사람들, 공장식 농장과 도축장 현실을 정면으로 바라보면 고기가 마냥 먹음직스럽지만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정작 우리가 이러한 배경에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먹는 것은 사람들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어딘가에서 출발한 음식이 우리의 식탁 위에 올라오기까지 ‘음식 여정’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나쁜 식품의 소비를 피한다면 내 몸과 우리 사회가 보다 건강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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