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입 업체, 도크 메우기 작업 한창…설비 해체도
잔금 납부 않고 사업계획도 비밀…지역사회 ‘의심’

▲ 10월 초 현재 SPP조선소 매입업체가 도크 메우기 작업에 한창이다. 이로써 해당 사업장에서는 더 이상 조선업을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PP조선 채권단이 사천조선소 사업부지를 매각한 데 이어 인수자가 공장 설비 해체에 들어가면서 해당 터에서의 조선업은 사실상 종말을 고하게 됐다. 인수자가 어떤 사업계획을 가졌는지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2017년 2월 마지막 납품을 끝으로 지금까지 적막에 쌓였던 SPP조선 사천조선소에 최근 중장비 작업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이는 다름 아닌 빈 도크를 흙으로 메우거나 공장 설비를 해체하는 소리다. 사업 주체는 SPP조선 채권단으로부터 사천조선소(사천시 사남면 초전리 일대 약 27만㎡)를 사들인 유일디앤티(D&T)와 두림주식회사. 유일디앤티는 비계 구조물 해체와 석면 해체·제거 등 건물과 구축물 해체 전문 공사업체로 알려졌다.

앞서 채권단은 4월 5일 SPP조선 주식회사의 유휴자산 매각공고를 통한 공개경쟁입찰방식으로 매각에 나섰고, 유일-두림 컨소시엄이 5월 28일 낙찰에 성공했다. 낙찰금은 약 480억 원에 이른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계약금만 치렀을 뿐 잔금은 아직 남았다. 잔금은 올해 연말까지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PP 사천조선소 터 매각 소식에 지역사회는 침체된 제조업이 활력을 갖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의심의 눈초리도 보내고 있다. 유일-두림 컨소시엄이 앞으로 어떤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지가 베일에 가려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제대로 된 기업이 들어오기보다 구조물 해체 후 장기간 방치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인다.

이와 관련해 SPP자산관리팀 측은 “일단 매각 된 것은 맞지만 어떤 사업계획을 가졌는지는 우리도 잘 모른다”며 말을 아꼈다. SPP조선소가 있는 사천제2일반산업단지의 관리기관인 한국산업단지공단 사천지사 측도 “매각이 어떤 조건으로 이뤄졌는지는 잘 모른다. 다만 완전 매각에 앞서 새 사업자가 어떤 사업계획을 가졌는지 자료를 제출해야 함을 고지한 상태”라고 밝혔다.

SPP조선소 매각 소식에 사천시와 사천시의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의회 최인생 의원은 9월 20일 개최한 제225회 사천시의회 1차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시정질문을 통해 이 문제를 짚었다. SPP조선소 매각 이후 진행상황을 물은 것이다.

이에 김대균 우주항공국장은 “(신규 업체가 SPP 터에 입주하기 위해서는)관리기본계획에 의한 유치업종에 해당하는 제조업을 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관리기관 또는 관리기관이 매수 신청을 받아 선정한 다른 기업체나 유관기관에 양도하여야 한다”고 답했다. 나아가 관련법에 의거 5년 안에는 사업부지 분할을 할 수 없음도 밝히며 “향후 산업용지 분할매각 등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할 계획”임을 천명했다.
사천시의 이 같은 입장표명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SPP조선소 터의 쪼개기를 통한 분할 매각’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김 국장은 ‘SPP조선소 터 관광산업 복합테마파크 개발설’ 관련 입장도 내놨다. 그는 “사천시 중장기발전계획 수립 학술용역 과정에 일부 언급된 게 있으나 특정된 건 아니다”는 요지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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