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사브 컨소시엄 낙찰…저가 입찰 전략에 밀려

▲ KAI가 APT사업에 맞춰 T-50을 개량한 T-50A.

록히드마틴-한국항공우주산업(KAI) 컨소시엄이 미공군 차기 고등훈련기 교체(APT·Advanced Pilot Training) 사업 기종 선정에서 최종 탈락했다.
 
미국 공군은 27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차기 고등훈련기 교체 사업 우선협상대상자에 보잉(미국)-사브(스웨덴) 컨소시엄의 BTX-1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92억달러(약 10조2000억원)로 확인됐다. 입찰은 최저가 낙찰 방식으로 진행됐다.

APT사업은 미 공군이 현재 운용중인 노후화된 T-38C을 교체하는 미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으로, 1차분 물량만 350대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미 공군은 당초 지난해 훈련기종을 선정할 예정이었으나, 여러 사정으로 올해로 입찰자 선정을 미뤘다. KAI와 록히드마틴은 사업 수주를 위해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을 기반으로 T-50A를 개발했다.

▲ 미 공군은 27일 홈페이지를 통해 APT사업 최종 낙찰자로 보잉-사브 컨소시엄이 선정됐다고 알렸다.

그동안 KAI는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T-50'를 개조한 'T-50A'를 앞세워 수주경쟁에 돌입했으나, 경쟁사 인 보잉-사브 컨소시엄의 'TX-1'이 더 낮은 가격을 써내면서 입찰에 실패했다. 보잉이 써낸 92억 달러 는 당초 예상 비용인 197억 달러에 비해 절반 가까이 낮은 금액이다.

28일 KAI는 입장자료를 통해 "미국 공군에 따르면, 사업예정가는 163억 달러였으나, 최저가 낙찰자 선정방식에 따라 보잉이 선정됐다"며 "록히드마틴사는 KAI와 협력해 전략적인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했으나, 보잉사가 저가 입찰에 따른 현격한 가격 차이로 탈락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수주 실패로 KAI의 고등훈련기 T-50수출에도 먹구름이 꼈다. 미 공군이 보잉-사브 컨소시엄의 TX-1을 선택한 만큼 유럽과 동남아 등 국가에서도 성능은 좋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T-50을 외면할 가능성이 있는 것.

KAI의 APT사업 수주 실패에 대해 지역사회의 아쉬움도 크다. 지역민들은 KAI가 수주에 성공했을 경우 방산 관련 일감 증가와 고용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기대한 바 있다. 정기현 사천상공회의소 회장은 "기대가 컸던 만큼 사천시민들의 아쉬움과 우려가 크다. 시와 시민들도 KAI가 더 좋은 사업의 수주에 성공해 항공도시 면모 갖추길 함께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수주 실패로 KAI 주가도 급락하고 있다. 28일 오전 10시 현재 KAI 주가는 전날 대비 25.6% 하락한 3만7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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