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취폭행‧도주범 검거에 일등공신 사영모‧박창규 씨

▲ 사천경찰서 석봉구 서장이 용감한 행동으로 피의자 검거를 도운 시민 박창규(30‧왼쪽) 씨와 사영모(56) 씨에게 9월 21일 감사장과 신고보상금을 전달했다.

술에 취한 채로 도로에서 행패를 부리다 차량까지 뺏어 도주하던 사람을 시민들이 붙잡았다. 경찰은 이들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

9월 19일 밤 9시 40분께. 택시기사 사영모(56) 씨는 사천시 정동면 삼성아파트에 손님을 내려주고 막 돌아가는 길이었다. 그때 건너편 도로 쪽에서 “도와주세요” “구해주세요”라는 여성의 다급한 목소리를 들었다. 순간 예사롭지 않은 상황임을 직감한 그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향했다.

사 씨는 그곳에서 한 남성이 1톤 트럭과 대치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좀 더 자세히 보니 그 남성은 트럭의 문을 강제로 열려 하다 뜻대로 안 되자 차 유리를 주먹으로 치고, 그러다 트럭 적재함에 올라타 발을 굴리는 등 행패를 부리고 있었다.

이에 사 씨는 자신의 택시에서 내려 트럭에 다가갔고 “왜 그러느냐”며 남성을 말렸다. 그러자 이 남성은 트럭에서 뛰어내려 사 씨의 택시 운전석에 앉았다. “내려 달라”는 요구에도 한동안 버티고 앉았던 이 남성이 갑자기 기어를 넣자 사 씨는 자동차 열쇠를 빼앗으려 택시 안으로 몸을 밀어 넣었고, 동시에 차량이 출발하면서 사 씨는 도로에 나뒹굴었다. 이 사고로 사 씨는 갈비뼈가 부러지고 온몸에 타박상을 입는 등 크게 다쳤다.

이때 이 모습을 지켜보던 박창규(30) 씨가 나섰다. KAI에서 일하는 그는 퇴근 후 운동을 마치고 귀가 중이었다. 그 역시 트럭 운전자인 여성의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 차를 멈춘 채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 행패를 부리던 남성이 택시를 탈취해 도주하는 모습을 보고는 ‘더 큰 일이 나기 전에 그를 막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탈취 당한 택시가 잠시 머뭇거리던 사이 자신의 차량으로 택시를 앞지른 뒤 진로를 막아섰다. 택시는 박 씨의 차량을 들이받고서야 멈췄다. 이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이 남성을 붙잡았다. 이 남성은 외지인으로서 만취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천경찰서는 이 남성을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조사 중이다.

이와 함께 경찰은 피의자 검거에 크게 기여한 사영모 씨와 박창규 씨에게 21일 감사장과 신고보상금 20만 원씩을 수여했다. 석봉구 사천경찰서장은 “위험을 무릅쓰고 용기 있는 행동으로 피의자 검거에 도움을 주신 것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이들의 행동을 치하했다.

이와 관련해 사 씨는 “다친 건 불운하지만 급박한 상황 같아 가만 두고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박 씨는 “미친놈이라 생각했고, 어쨌든 도망 못 가게 막아야겠다는 생각만 했다”며 당시 상황을 담담히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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