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세상에 엄마와 인도여행이라니>

▲ 「세상에 엄마와 인도여행이라니」윤선영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7

작가는 배낭여행의 자유로움에 매료되어 시간과 돈만 허락되면 배낭을 메고 어디로든 떠나는 여행이 삶의 목표가 되었다. 어느 날 유럽에서 예술작품과도 같은 아름다운 거리를 걷는데 마음한 구석이 너무 허전했고, 환갑이 다 되도록 해외여행 못가 본 엄마가 너무나 그리웠다고 한다. 처음 보는 거리를 같이 걸으며, 사랑하는 엄마와 소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더없이 행복할 것만 같았다.

엄마는 첫 여행지로 인도를 선택했다. 고등학교 때 혜초 스님의 <왕오천축국전>을 읽으며 세계 일주를 꿈꿨다고 한다. 신기하고 놀라운 풍물이 가득한 나라일거라는 설렘으로 시작된 인도의 첫 모습은 엄마의 생각과 너무 달랐다. 개, 염소, 낙타가 4차선 도로에서 차와 나란히 달리는가 하면, 맥그로드 간즈로 올라갈 때는 열 두 시간 버스를 타기도 했으며, 히말라야 산자락을 넘어갈 때는 고산병으로 사경을 헤매기도 했다. 엄마에게 인도 여행은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한편으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고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곳이기도 했다.

 “나는 인도에서 나를 놀라게 하는 많은 것들을 만났고, 한 번도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느꼈다. 내가 알고 있던 세상이 전부가 아니었음을 58년 만에 깨달았다.” 엄마의 여행 후기는 감동적이다.
 
이 책은 블로그에 연재되어 화재가 된 엄마, 이모, 딸의 인도 방랑기를 책으로 엮어 출간했다. 세 여인이 인도를 온몸으로 부딪치고 즐기는 과정 속에서 자신도 모르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감동적인 여행담은 가슴을 벅차게 한다. 작가는 “이 글은 여행 에세이지만 여행을 위한 글이라고 단정 짓고 싶지는 않다. 그간 먹고 사는 것이 바빠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한 모든 사람을 위한 글이라고 하고 싶다”라고 책을 소개 했다.

루소는 여행을 일체의 구속에서 벗어난 ‘완전히 행방된 틈’이라고 했다. 우리는 늘 여행을 그리워한다. 비록 현실적인 상황에 발이 묶여 선뜻 나서지 못하지만, 다른 이의 여행기를 통해 기쁨과 설렘을 느끼곤 한다. 이 책이 누군가에게 씨앗이 되어 여행이 주는 다양한 색깔의 매력을 즐길 수 있는 거름이 되길  희망한다.

사진 속 세 여인의 평화로운 미소는 오래도록 나의 기억 속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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