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포스터.

영화판에 1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속설이 있다. 예외도 있지만 대체로 들어맞는다. 전작의 큰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다는 속성상 당연히 부담감은 커질 수밖에 없고, 이런저런 욕심과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서 망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애니메니션의 명가 픽社도 마찬가지여서 <몬스터 대학교> <카 3> <도리를 찾아서>까지 최근에 제작된 속편 대부분 박한 평가에 흥행도 부진했다. 그러던 차에 무려 14년 만에 <인크레더블2>이 발표됐으니 우려의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는데, 그간의 미심쩍었던 눈길을 한 번에 날려 보냈다. 역대 오프닝 스코어 1위로 돌아왔으니, 이정도면 만루 홈런 급 복귀다.

누구나 한번쯤은 슈퍼히어로를 꿈꾼다. 인간의 힘으로 도무지 헤어 나올 수 없을 것만 같은 힘겨운 상황이 수시로 들이닥치는데 이럴 때 슈퍼파워가 있다면 해결되지 않을까하는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슈퍼히어로들조차 소시민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일상생활에 치여서 괴로워한다. 마치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소시민 이웃사촌처럼 말이다. <인크레더블2>는 이런 신박한 설정을 기본 바탕에 깔고, 우리 시대의 고민까지 담아서 재미를 극대화해냈다. 

약자를 돕는 것을 사명으로 여기던 미스터 인크레더블은 육아와의 전쟁에 힘겨워하고, 가정의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일라스티 걸은 워킹맘의 고충을 한껏 드러낸다. 일견 남녀 역할 바꾸기를 통한 소통과 화해를 주제로 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깊숙이 들여다보는 것은 우리 사회의 왜곡된 주의주장과 이에 대한 비판이다. 

빌런으로 등장한 스크린 슬레이버는 “영웅에게 의존하는 것은 스스로를 약하게 만든다.”라고 주장한다. 약자는 보호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적 보호가 마치 권리인 양 여기는 것도 곤란하다. 그래서 자립의 중요성을 강변한 스크린 슬레이버의 논리는 지극히 타당하다. 다만 이렇게나 설득력 있는 멋진 사상을 가진 빌런이 제대로 목소리를 높이지도 못하고 사라져버린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 외에도 <인크레더블2>는 애니메이션이기에 구현 가능한 장르적 쾌감의 극대화하면서 더불어 냉철한 통찰력으로 조작된 미디어와 같은 현대 사회의 병폐를 이야기한다. 이 정도면 가볍게 볼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시대의 명작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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