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놀자] 무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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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놀자] 무궁화
  • 박남희 숲해설가 / 교육희망사천학부모회 사무국장
  • 승인 2018.07.1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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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궁화.

‘무궁무궁 무궁화 무궁화는 우리 꽃 피고지고 또 피어 무궁화라네’라는 노랫말의 노래가 있다. 무궁화의 특징을 잘 담고 있는 동요 ‘무궁화 행진곡’이다. 무궁화는 7월부터 피기 시작하여 100일정도 꽃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여름꽃이다.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시드는 하루살이 운명의 꽃이지만 잎겨드랑이에서 꽃이 수없이 피어나기 때문에 여름 내내 청초한 꽃을 볼 수 있다. 하여 ‘무궁화(無窮花)’다.

무궁화는 분명 나라꽃이지만 진딧물이 덕지덕지 달라붙어 가까이 하기를 꺼려했던 어릴 적 기억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진딧물에도 강하고 공해에도 잘 견디는 품종으로 개량되어 학교, 공원, 집주변, 도로 등에서 흔하게 본다. 특히 학교는 한때, 학생들에게 애국심을 고취시킬 목적으로 무궁화를 많이 심었다. 애국심이라는 게 말로 가르친다고 생길까마는 국민들로부터 권력을 위임받는 과정이 정당하지 못한 통치권자들은 부족한 정당성을 감추기 위한 방법으로 태극기와 무궁화를 이용했던 것이다. 하여튼 강요된 애국심에는 반대다.

무궁화는 언제부터 우리와 함께 해왔을까? 옛 기록을 보면 우리 민족은 무궁화를 고조선 이전부터 하늘나라의 꽃으로 귀하게 여겼다고 한다. 또 신라는 스스로 ‘근화향(槿花鄕)’ 즉, 무궁화의 나라’로 불렀다. 중국에서는 우리나라를 가리켜 ‘무궁화가 피고 지는 군자의 나라’라고 칭송했다. ‘무궁화’라는 이름이 처음 기록된 것은 고려 말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이다. 이처럼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해 온 무궁화는 서양의 문물이 들어오던 개화기를 거치며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 하는 애국가의 노랫말에 담기면서 나라꽃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또한 일제 강점기에는 무궁화가 독립군 군가와 시가 등에 널리 등장하자 무궁화 보급에 힘썼던 남궁억 선생을 구속하고 무궁화 묘목을 뽑아버리는 등 탄압이 심하였다. 

무궁화는 꽃 색깔에 따라 세 종류로 나뉜다. 꽃의 중심부에 붉은색이 있으면 ‘단심계’, 중심부에 붉은색이 없는 순백색의 꽃은 ‘배달계’, 중심부에 단심이 있으며, 백색의 꽃잎에 붉은 무늬가 있으면 ‘아사달계’이다. 꽃 모양도 홑꽃과 반겹꽃, 겹꽃 등 다양하다. 우리나라에는 200여종의 무궁화가 있다. 열매는 10월에 갈색으로 익으며, 다섯 갈래로 갈라지면서 갈색 털이 달린 씨를 내민다. 또한 요즘에는 무궁화 같으면서도 조금 다른 ‘히비스커스’도 쉽게 볼 수 있다. 서양에서 부르는 무궁화의 이름이 ‘히비스커스’이다. 큰 꽃이 피는 부용이나, 미국부용, 하와이무궁화 등이 모두 히비스커스에 속한다. 

분명 오래전부터 우리 땅에 자라던 무궁화이지만 원산지는 아직도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무궁화의 학명에 중동의 시리아를 뜻하는 ‘syriacus’가 들어있어 넓게 중동이 아닐까 추측할 뿐이다. 원산지가 어디든 무궁화는 우리 나라꽃으로 이미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국경일에 다는 태극기의 국기봉, 여러 표창장과 정부와 국회의 각종 상징물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무궁화는 우연히 정해진 나라꽃이 아니라 일제에 저항했던 정신이 깃들어 있는 꽃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다. 그렇기에 곁눈으로만 스치고 지나가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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