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15 토
여론칼럼
[김재원의 숨고르기] 퀴리 부인과 라돈 침대
김재원 경상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  webmaster@news40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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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07  09:4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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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원 경상대 생명과학부 교수

우리에게 퀴리 부인이라고 잘 알려진 과학자는 여성으로서 최초로 노벨상을 받았다. 그 분은 두 번의 노벨상을 받았는데, 그 업적을 아주 짧게 말하면 두 개의 방사성 물질을 분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었다. 하나는 자기의 조국 폴란드를 기리는 마음으로 이름을 폴로늄이라 붙였으며, 다른 하나는 강력한 빛을 방사한다는 뜻으로 라듐이라고 불렀다.

이 라듐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자체적으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신비한 물질의 위험성이 알려지기 전엔 질병과 미용에 효과가 있다고 믿어 약품이나 화장품과 같은 생활필수품에 들어가기도 했다. 미용을 위해 라듐을 바른 젊은 여성들에게서 이와 머리카락이 빠지고 세포조직이 사멸하여 수년 뒤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라듐 걸스(빛나는 여인들의 어두운 이야기)’라는 책은 미국의 시계공장에서 야광시계 도색 작업을 하던 어린 소녀들이 라듐에 피폭되어 고통을 겪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고 나서야 라듐이 들어간 제품은 시판이 금지되었다. 라듐을 발견한 퀴리부인은 백혈병으로 사망하였는데, 라듐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방사선을 쏘인 것이 원인이라는 설명이 타당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라듐은 토양과 암석 속에 있는 우라늄과 토륨이 붕괴되면서 생성된다. 일화에 의하면 퀴리부인이 라듐을 분리하기 위해서 쌓아 놓은 흙이 산 같았다고 하는데, 그 만큼 라듐은 희귀한 원소이다. 이 라듐이 방사성 붕괴되어 생기는 것이 라돈이다. 토양과 암석에 있는 우라늄과 토륨이 붕괴되어 라듐이 될 것이고 라듐이 붕괴되면서 라돈이 생기게 될 것이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결국 라돈은 지구를 이루고 있는 토양과 암석에서 생겨나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존재이다. 

라돈의 피해는 오래전부터 있었겠지만 당시에는 그 사실을 몰랐다. 유럽의 광부들이 16세기부터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하는 일이 잦았는데, 그 질환이 폐암이라는 것을 안 것은 삼백년이 지난 후였다. 라돈이 폐암의 원인이라는 사실이 입증된 것은 1950년대일이다. 라돈은 기체이기 때문에 호흡기를 통해 폐 속에 축적되어 방사능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라돈이 나온다는 침대 때문에 온통 난리다. 위험하기 짝이 없는 방사성 물질이 편안하게 쉬고 잠을 자야하는 침대에서 나온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혹시 내가 사용하는 물건에서 라돈이 나오는 것은 아닐까하는 불안한 마음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그 이유 때문인지 라돈 측정기의 판매가 급증하고 물량마저 부족하다고 한다. 

그런데 침대만 문제일까? 좀 오래된 기억이지만, 아니러니 하게도 라돈 온천수가 건강에 좋다고 하여 인기를 끈 적도 있다. 그런데 라돈 침대 문제로 그 위험성이 알려지면서 걱정이 늘었다. 확대하여 생각해보면 토양이나 암석에서 발생하므로 집을 사거나 새로 집을 지을 때에도 라돈 측정기를 가지고 다녀야 할 판이다. 건축자재도 안전한지 검사를 해야 할 것이다. 건강하게 잘 사는 것(웰빙)이 이렇게나 복잡하고 어려운 일인지 새삼 느끼게 한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라돈이 기체 물질이라 환기를 시키면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창문을 활짝 열고 자주 환기를 시키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런데 또 미세먼지 걱정은 어찌하랴. 제발 마음 놓고 숨 쉴 수 있는 때가 빨리 왔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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