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장자번덕 <와룡산의 작은뱀>
19일·20일 저녁 사천시문화예술회관
풍패지향 사천과 고려 현종 이야기 다뤄

가무백희악극 <와룡산의 작은뱀> 공연 모습.

극단 장자번덕의 가무백희악극 <와룡산의 작은뱀>(정가람 작, 이훈호 연출)이 오는 19일과 20일 저녁 7시30분 사천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오른다.

이 연극은 고려 8대 현종과 사천에 얽힌 이야기를 연극과 춤, 소리, 전통과 현대음악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와룡산의 작은뱀>은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백성과 함께 호흡한 두 왕을 통해 오늘날의 지도자상을 그렸다. 이 작품은 고려의 재건을 꿈꾸는 공민왕이 들려주는 현종의 이야기로 액자식 구성을 채택했다. 고려 제31대 공민왕은 원나라에 복속된 고리를 끊고 왕권을 다졌다. 고려 8대 현종은 거란의 침입에 맞서 국난을 극복함과 동시에 고려왕조의 기틀을 굳건히 만든 왕이다. 둘은 비슷한 부분이 많다. 극은 그 점을 적절하게 활용했다.

작품에는 고려 현종과 그의 아버지 왕욱에 얽힌 사연, 사천시의 주산인 와룡산의 유래, 고려 현종이 사천의 와룡산 기슭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왕으로 왕이 된 후 자신을 키워주었던 지금의 사천인 사수현을 사주로 승격시킨 일 등이 자연스레 녹아 있다. 극단 장자번덕은 천년의 역사, 풍패의 역사를 스토리텔링하여 남도의 연희와 만석중놀이 등 전통 연희를 바탕으로 새롭게 창작했다.

이번 공연 제목인 <와룡산의 작은 뱀>은 현종이 어린 시절 지었던 시 <작은 뱀>에서 따온 것으로 사천과 사천의 문화예술이 ‘용’이 되어 나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이번 창작극은 고려의 재건을 꿈꾸는 공민왕이 들려주는 현종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공민왕은 우여곡절 끝에 왕위에 올라 권문세족들의 눈치가 아닌 민심을 살펴 왕권을 확립한 고려 현종의 이야기를 연등회를 통해 풀어낸다.

역사적 기록을 살펴보면, 연등회를 나라의 큰 축제로 다시 불을 밝힌 것이 현종, 백성들까지 누리는 세시풍속으로 확장한 인물이 공민왕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작품은 현종과 공민왕 둘을 잇는 지점을 연등회로 삼고, 고려말 원으로부터 주권을 되찾기 위한 공민왕의 노력을 연등회 가무백희 놀이판에서 보여준다. 극은 친원파의 숙청으로 원의 미움을 사 원으로부터 폐위조서를 받은 공민왕이 연등회를 준비하는 때에서 출발한다.

이훈호 연출가는 “나라의 주인이 국민임을 다시 만들어가는 지금 이 시점에 호명하는 공민왕, 그 공민왕이 호명하는 현종. 두 시대와 지금이 만나는 지점에 당시 가장 천한 신분이었던 광대들을 주인공이자 화자로 삼아 무대를 연다”며 “광대들이 연 무대 위에 이 나라의 주인이, 시대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유쾌한 놀이 속에 함께 찾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폐막한 2018 경남연극제에서는 <와룡산의 작은뱀>에서 담이역을 맡았던 최윤정 배우가 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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