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있는 것은 아름답다>

「있는 것은 아름답다」 앤드루 조지 사진·글/도서출판 일요일 / 2017

병에 걸려 죽음이 임박했다는 것을 알고 하루하루 사는 이의 기분은 어떨까.

사진작가 앤드루 조지가 호스피스병동에서 2년 동안 20명의 환자들을 인터뷰하거나 그 인터뷰에 대한 답을 자필서면 그리고 인물사진과 함께 엮은 책이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심정을 담은 여러 책들을 보았지만 이렇게 자세히 그들의 인물사진과 함께 심정을 담은 책은 많지 않다고 본다.

어느 누군가는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심정을 담은 글과 인물사진을 보며 우울하게 그런 걸 왜 봐~ 라고 하겠지만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우리와 같은 모두 평범한 사람들이다. 즉 우리도 언제 어떻게 그들과 같은 상황을 맞이할지 모르는 것이다.
그때 불특정 다수의 누군가가 그런 상황의 우리를 우울하고 불쌍하게만 본다면 얼마나 슬플까...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삶이 유한한 것에 대해 좌절하고 분노하고 슬퍼하기보다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하며 지금에서야 깨닫게 된 삶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아쉽게 생각하기도 한다. 그리고 마지막 시간들을 인정하면서 이제껏 살아오면서 회피했던 순간들과 잘못했던 기억,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던 경험들을 뉘우치고 받아들이게 된다. 죽음이 가까이 왔을 때 이렇게 느낀들 무슨 소용인가 싶다가도 죽음이 아니었다면 어쩌면 평생 느끼지 못할 감정과 경험들이기에 어쩌면 죽음이란 건 진정한 자기 자신의 모습을 똑바로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 그리고 꼭 사람을 부정적으로 만드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솔직하게 말해준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이 책을 읽고 얻은 교훈을 금방 잊어버릴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런 현상이 자연스러운 것이 아닐까? 보통 평소에는 죽음 말고도 신경 써야 할 일들과 해나가야 할 일들이 바로 눈앞에 버티고 있기 때문에 죽음은 나와 무관한 것, 특정인들에게 해당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아름답고 주옥같은 말들을 문득문득 상기시키면서 산다면 우리는 너무 각박하게 살기보다 조금이나마 여유롭고 아름다운 삶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죽음과 삶은 반대의 단어가 아닌 공존의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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